인생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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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0-12 10:14 조회942회 댓글0건본문
교회와는 담을 쌓고 마냥 분주했던 20대 시절, 다니던 회사가 갑자기 서울 강남에서 충남 천안으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지방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부모님을 떠나 생전 처음 자립을 하면서 낯설고 새로운 생활에 도통 적응이 되질 않았다. 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날에는 빗발치는 주주의 항의를 감당해야 하는 것도 내 업무의 일부였다. 폭언과 협박, 호통이 계속되었다. 뜬눈으로 밤을 새우기 일쑤였고 삶은 점점 의미를 잃었다. 그랬더니 저절로 우울증과 불면증이 찾아왔다.
회사는 직원 복지의 일환으로 어학 공부를 전액 지원해 주었다. 그래서 천안 SDA 영어학원에 등록하였다. 그리고 얼마 후 금요일과 토요일 설교가 영어로 진행되니 참여해보라는 선교사의 권유를 들었다. 영어만 골라듣고 교리는 생선가시를 발라내듯이 듣지 않기로 결심하며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교회 분위기는 따뜻했고 무엇보다 내 또래 청년들과 목회자들이 환대해 주어 기뻤다. 오가는 마음과 말들이 부드럽고 상냥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들과 대화하며 안식일 오후 시간을 보냈다. 집사님과 장로님들도 자주 가정으로 초대하여 함께 식사하며 가족처럼 대해주셨다.
차츰 교회에 대한 경계심이 눈 녹듯이 사라지고 교회에서 얻은 영어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태복음에 기록된 예수님의 생애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주식에 꽂혀있던 내 삶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주식과 관련된 제도와 기업가치 분석 등에 몰입해 있던 나를 하나님께서 세밀한 음성으로 부르셨다. 허무했던 삶의 방향을 점검하고, 안식일마다 성경을 펴며, 교인들과 친교를 나누게 하는 거룩한 부르심이었다.
침례를 받자, 주 6일 근무가 큰 부담이 되었다. 당장 회사를 그만두면 가족부양과 생계가 문제였다. 상사에게 상담을 신청하였다. 그는 토요일 새벽에 나와 근무하고 예배 시작 직전인 11시에 퇴근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안식일을 온전히 거룩하게 구분하기 위해서는 단호한 결심이 필요했다. 안식일을 지킬 수 없는 일터라면 주님께서 나에게 허락하신 일터가 아니라고 믿었다. 인생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꾸는 결정을 해야 하는 시간이 온 것이다.
이러한 고민의 상황에서 하나님은 내 마음에 그분의 말씀에 대한 갈급과 소망이라는 불을 붙이셨다.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성경을 더 깊이 공부하고자 하는 열망을 불어넣으셨다. 삼육대학교 신학대학원은 침례를 받은 지 3년이 지나지 않아 입학할 수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앤드루스 신학대학원은 그런 제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렵사리 토플을 공부해서 입학 조건에 맞는 점수를 취득했고, 처분되지 않았던 집도 어찌된 영문인지 갑작스러운 재개발 통보로 해결되었다.
넉넉지 않은 생활이었지만 하나님이 준비하신 도움의 손길이 있어서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삼육대학교 영문학과에 편입하여 졸업한 후에 한 번의 낙방을 경험한 다음 삼육학교 교사로 임용되었다.
안식일을 구별하는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하나님의 능력에 의지하자. 믿음을 행동으로 옮기고 인생의 계획을 주님께 맡기면 그분께서 채워주시는 인생의 참된 행복과 평화를 분명히 체험하게 될 것이다.
서중한합회 공릉동교회 집사 김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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