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과 위기의 때에 교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사실 복음이 전파된 이래 세상을 향한 교회의 역할과 책임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 다만 그 방법과 도구만이 시대에 따라서 바뀌었을 뿐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세상에 하나님을 보여주시고 그분을 계시하는 삶을 사셨다. 그분의 사명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는 것이었다(눅 19:10 참고). 그분은 그 사명을 이루시기 위해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눅 4:18~19)고 하셨다. 그렇다면 위기와 재난의 때에 교회는 어떻게 예수님처럼 할 수 있을까? 여기에 몇 가지 가능성 있는 실례를 제시해 본다.

1. 지역사회를 위한 대피소(Refuge) 교회

지진이나 해일이 발생해서 가옥이 파손되고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을 때 교회는 재빨리 지역주민들에게 대피소나 피난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수님이 이 땅에 계셨다면 반드시 하셨을 일이다. 교회 건물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은 이런 재난과 위기의 때에 그분을 예배하는 공간이 재난을 당한 이웃을 돕고 가옥을 잃은 난민들의 거처가 되길 원하신다. 그런 사랑의 행위가 더 의미 있는 예배요 기도이며 이사야 58장의 가르침이자 교훈이다. 특별히 이사야 58장이 바로 안식일과 연관되어 있음을 볼 때 참된 안식일의 회복이란 교회가 바로 이런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지역사회 케어 센터(Care Center) 교회

재난과 위기의 때에는 부모를 잃은 아이들과 부양할 가족을 잃은 노인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돌보는 센터로서의 교회가 필요하다. 

3. 지역사회를 위한 푸드 뱅크(Food Bank) 교회

재난은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휩쓸어간다. 막상 재난 가운데 덩그러니 남겨지면 무엇을 먹어야 할지 무엇을 입어야 할지 막막하다. 그럴 때 교회가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 예수님의 정신이다. 위기의 때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지역사회를 위해 푸드 뱅크를 운영하는 것은 아주 좋은 전도 방법이다. 

4. 지역사회를 위한 희망 충전소(상담실 운영) 교회

재난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도 겪는다. 먹고 자는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할지라도 순식간에 삶의 터전을 잃고 미래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에 빠진 사람들은 누군가와의 상담을 필요로 한다. 그들은 위기의 때에 자신들을 지켜줄 영원한 피난처를 찾고 싶어 한다. 이럴 때 교회는 그들을 위한 상담실을 운영할 수 있다. 

5.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 센터(최소한의 인간 존엄성 유지) 교회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 재난을 당하면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가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기본적인 욕구들을 해결하고 지원해주는 지원 센터(Supply Center) 교회가 되는 것, 이것도 위기의 때에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교회의 모습이다. 

6. 의료진들과 구조대원들을 위한 밥집 운영

재난 구제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이나 공무로 분주한 사람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가 교회를 가장 필요로 할 때 그들의 곁에서 도움의 손길을 펼치는 것은 최고의 전도 전략이 될 수 있다. 

7. 공공 인력에 대한 지원 및 응원

진정으로 봉사하는 사람 중, 남이 알아주기를 원해서 봉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자신들의 선행을 누군가가 기억해 준다면 싫어할 사람도 없다. 재난의 시간에 자신들의 삶을 송두리째 반납하고 구조와 회복에 투입된 사람들이 있다. 소방관이나 의료진 그리고 공무원들이다. 이런 사람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 또한 위기의 상황에서 교회가 펼칠 수 있는 사역 중 하나이다.

한국연합회 안식일학교·선교부장 이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