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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최고의 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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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aulcho 작성일10-01-15 22:09 조회2,2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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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최고의 기수


도쿠가와 요리노부는 마술에 능했다. 높은 토담을 거뜬히 뛰어넘기도 하
고 깎아 내린 뜻한 절벽도 단숨에 달려 올라갈 정도였다. 그래서 내심 자
신만만해서 일본의 많은 다이묘 가운데서 자신만큼 말을 능란하게 타는 사
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마술에 능했다
고 하지만 자심만큼은 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우쭐해 했다. 자신이 생기
면 생길수록 이것저것 새로운 기술을 생각해 내고, 아슬아슬한 재주를 가
신들 앞에서 과시하고 싶어서 참을 수 없었다. 거센 바람이 부는 날이었다.
기와가 날아갈 정도로 강한 바람이 쉬지 않고 몰아 닥쳤다.


"땀 한 번 흘리고 올까?"
요리노부는 시종을 데리고 모래바람이 소용돌이치는 마장으로 갔다. 바
람막이 두건을 끄고 풀쩍 애마에 올라탄 요리노부는 말을 달리기 시작했
다. 가신들은 옆의 소나무 숲에서 바람을 피하면서 요리노부의 말 다루는
솜씨를 지켜보았다. 차츰 속력을 높인 말은 이윽고 자욱한 모래먼지가 피
어오르는 속을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갑자기 요리노부가 쓰고 있던 두건이 바람에 불려 날아올랐다. 그러나
요리노부는 발걸이를 밟고 일어나더니 상체를 채찍처럼 뒤로 젖혀 날아오
른 두건을 재빨리 받아 냈다. 대단한 솜씨였다. 보고있던 가신들도 자기도
모르게 환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요리노부도 자신의 아슬아슬한 재주에
아주 만족스러운 듯 웃음을 비었다. 그 일은 마술 사범인 마츠노 소타로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그러나 소타로는 감탄하기는커녕 고개를 젓고 한마디
했다.

"나리의 마술도 아직 멀었군요."
이번에는 요리노부가 그 말을 들었다. 소타로의 강직함을 잘 아는 요리
노부는 화도 내지 않고 물었다.
"내 마술이 아직 미숙하다고 말했다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들려주게."
소타로는 대답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님의 마술은 도카이도에서 따를 자가 없었습니다.
그분이 오다와라진때 선봉대로 진군하고 있을 때 계곡 물이 앞을 가로막
았습니다. 그곳에는 혼자 겨우 건널 수 있는 허술한 다리가 걸려 있었습
니다. 이에야스 님은 다리 앞에서 말을 멈추고 가만히 생각하였습니다.
뒤따라온 단파 나기시게, 다니가와 히데가즈, 호리 히데마사 세 다이묘는
도카이도에서 가장 뛰어난 기수가 어떻게 저 다리를 건널까, 이건 정말
좋은 구경거리라고 지켜보고 있었다 합니다."

"음 ,아버님께서는 멋지게 건너셨는가?"
"물론 건너기는 건너셨습니다. 하지만 말에서 내려 시종인 호위대원의
등에 업혀서 다리를 건너셨습니다. 병졸들은 저분이 도카이도에서 가장
뛰어난 기수인가 하고 웃었지만, 세 다이묘는 신음 소리를 내더니 과연
도카이도 제일의 기수이시다라고 극구 칭찬했다 합니다."
"......"

"아시겠습니까, 나리? 참으로 말에 능숙한 사람이라면 위험한 짓을 사서
하지 않는 법입니다. 나리가 자신만만하게 아슬아슬한 재주를 펼치시는
한 나리의 마술은 아직 미숙하다고 밖에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요리노부는 그 말에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수긍했다.

내가 진저리를 치며 싫어하는 말에 '근사하다'는 단어가 있다. 멋진 솜씨
라는 의미보다는 경망스러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기야 '근사하다'는 칭
찬을 받으면 아이 어른 구별 없이 누구나 솜씨를 과시하고 싶어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쓸데없이 우쭐거리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것은 진정한 자신감과 관련이 있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이 일화는 분명하게 말해 주고 있다. 과시욕은 누구나 많든
적든 감추고 있기 때 문에, 이일화는 과시하고 싶은 경망스러운 충동을
감명 깊게 나무라고 있다.

이 일화는 아슬아슬한 재주를 부려 쓸데없이 '근사함'을 과시하고 박수
갈채에 우쭐해 하는 것이 얼마나 미숙한 태도인가를 도카이도 최고의 기수
라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깊은 맛이 있는 에피소드에 의해서 해명해 준
다. 도쿠가와 요리노부도 크게 깨달으며 이에 수긍했다. 어떤 길을 가더라
도 자신의 솜씨에 우쭐해 하는 과시욕이 마음 어딘가에 숨어 있으면 그 자
체가 이미 미숙함을 말해 준다는 진실을 우리는 항상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자기가 걷는 길의 달인이 되고자 한다면 화려한 묘기 같은 것을 뽐내서
는 안 된다. 이에야스가 결코 위험한 짓을 하지 않고 말에서 내려 다리를
건넜듯이 견실함 속에서 길을 찾을 때 앞날이 환하게 빛나는 것이다. 그것
은 기술 따위의 특기를 뽐내는 문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우리는 하루하
루의 생활 속에서도 견실한 태도를 추호도 흐트러뜨려서는 안 된다.

나는 이 이야기 속에서 종종 우리 자신의 솜씨를 자랑하고 싶은
충동이나 자신을 나타내고 싶은 마음이 우리의 내면에 자리잡고
있지는 않은가? 늘 겸손을 잃지 않고 사는 삶이야 말로 우리가
견실하게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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