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그릇 먹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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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식일학교 작성일12-06-20 14:11 조회3,733회 댓글0건본문
밥 한 그릇 먹을 수 있나요?
하남풍산예배소 담임목사 백근철
푸드뱅크에 기부하기 위해 다들 모여 김장김치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이틀에 걸친 김장을 끝내고 저녁 9시쯤 되었을까요, 행색이 초라한 낯선 아저씨가 교회를 찾아왔습니다. “밥 한 그릇 먹을 수 있나요?” 처음 본 그분의 낯선 행색 때문에 목사인 저를 포함한 모두의 눈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돕니다. 아내가 서둘러 저녁상을 차리는 동안 현관 문 앞에서는 여집사님 한 분이 서성거립니다. 저와 눈이 마주친 집사님은 어색한 듯이 웃으며 “좀 불안해서요.” 집사님은 아내 혼자 낯선 사람을 위해 식사준비를 하다가 무슨 일이라도 당할까 봐 못내 불안했던 겁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아무 일 없이 그 분은 저녁을 맛있게 먹고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교회를 빠져나갔습니다.
그런데 조금 후에 현관을 보니 산 지 얼마 안 되는 제 신발이 없어진 것입니다. 드디어 그분이 방문한 목적이 드러난 거지요. 신발이 없어졌다 하니 교우들이 그럴 줄 알았다면서 다들 난리가 났습니다. 경찰청 사람들의 한 장면처럼 저는 장로님과 함께 그분의 뒤를 쫓았습니다. 슬리퍼하나 신고 쓸쓸하게 길을 가는 그를 다시 만났지만 어디에 숨겼는지도 모르는 신발을 차마 내놓으라고 할 수는 없어 교회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사택 현관에 없어졌던 제 신발이 다시 놓여 있는 것입니다. 집사님 한분이 없어진 제 신발을 찾아 놓은 것입니다.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리던지요. 저란 사람은 기부는 할지언정 그런 분을 교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운 목사였던 것입니다.
‘교회속의 세상, 세상속의 교회’의 저자 김두식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자기가 다니는 교회는 정말 괜찮은 교회라고요. 정말 괜찮은 설교와 너무 괜찮은 교인들이 모인 교회. 그런데 너무나 괜찮은 사람들만 모여 있어서 그 가운데 노숙자는 한 사람도 찾아볼 수 없는 괜찮은 교회의 이상함(?)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꿈꾸는 괜찮은 교회. 정말 괜찮은가요?
하남풍산예배소 담임목사 백근철
푸드뱅크에 기부하기 위해 다들 모여 김장김치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이틀에 걸친 김장을 끝내고 저녁 9시쯤 되었을까요, 행색이 초라한 낯선 아저씨가 교회를 찾아왔습니다. “밥 한 그릇 먹을 수 있나요?” 처음 본 그분의 낯선 행색 때문에 목사인 저를 포함한 모두의 눈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돕니다. 아내가 서둘러 저녁상을 차리는 동안 현관 문 앞에서는 여집사님 한 분이 서성거립니다. 저와 눈이 마주친 집사님은 어색한 듯이 웃으며 “좀 불안해서요.” 집사님은 아내 혼자 낯선 사람을 위해 식사준비를 하다가 무슨 일이라도 당할까 봐 못내 불안했던 겁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아무 일 없이 그 분은 저녁을 맛있게 먹고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교회를 빠져나갔습니다.
그런데 조금 후에 현관을 보니 산 지 얼마 안 되는 제 신발이 없어진 것입니다. 드디어 그분이 방문한 목적이 드러난 거지요. 신발이 없어졌다 하니 교우들이 그럴 줄 알았다면서 다들 난리가 났습니다. 경찰청 사람들의 한 장면처럼 저는 장로님과 함께 그분의 뒤를 쫓았습니다. 슬리퍼하나 신고 쓸쓸하게 길을 가는 그를 다시 만났지만 어디에 숨겼는지도 모르는 신발을 차마 내놓으라고 할 수는 없어 교회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사택 현관에 없어졌던 제 신발이 다시 놓여 있는 것입니다. 집사님 한분이 없어진 제 신발을 찾아 놓은 것입니다.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리던지요. 저란 사람은 기부는 할지언정 그런 분을 교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운 목사였던 것입니다.
‘교회속의 세상, 세상속의 교회’의 저자 김두식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자기가 다니는 교회는 정말 괜찮은 교회라고요. 정말 괜찮은 설교와 너무 괜찮은 교인들이 모인 교회. 그런데 너무나 괜찮은 사람들만 모여 있어서 그 가운데 노숙자는 한 사람도 찾아볼 수 없는 괜찮은 교회의 이상함(?)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꿈꾸는 괜찮은 교회. 정말 괜찮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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