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044년의 목회일지 > 안교순서

본문 바로가기

운영진
x

안교순서 보기

안교순서

서기 2044년의 목회일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안식일학교 작성일08-04-16 13:47 조회3,259회 댓글0건

본문

성 극
서기 2044년의 목회일지
(극본: 이국헌)

■ 등장인물  
신 목사, 여 박사, 천 박사, 생 박사, 연구생, 위원, 그 외(3-4명)

프롤로그

목회실(컴퓨터 시스템, 컴퓨터 관련 자료, 대형 미디어 스크린, 최첨단 멀티미디어 시스템 등으로 꾸며져 있다).
목사가 컴퓨터를 부팅시키고 목회일지를 기록한다. 이 일지가 컴퓨터 음성으로 나온다.
음성: (처음엔 음성만 나온다. 서서히 F.O. 되면서 스크린에 목회 일지 자막이 나온다) 오늘 나는 미국 텍사스 주에서 있었던 SSC의 준공식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SSC란 초전도 초충돌 장치라 불리우는 거대한 입자가속기를 말하는 것이다. 그곳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은 이제야 말로 물질의 기본 입자가 무엇인지 곧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희망에 찬 찬사를 보냈다. 그렇게 되면 세상 만물이 하나님에 의해서 창조되었다는 말은 한낮 신화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미 과학성 장관의 일성은 위성을 타고 전 세계에 중계되었다.
아! 이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인가? 작년 이맘 때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라 불리웠던 엄청난 프로젝트가 완성되면서 성경에 나타난 천국이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들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란 세계 곳곳에 직경 10m정도 되는 케크 망원경 10대를 설치하여 25억 광년 이내에 있는 먼 우주에 있는 모든 별들의 지도를 작성해 보겠다는 1990년대 초에 세워졌던 20세기 과학자들의 야심찬 계획이었다. 이 계획이 드디어 수십 년 만에 실현된 2044년 현재, 우주의 지도 그 어느 곳에도 천국에 관한 자료는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로 인해 성경을 부인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엄청나게 증가하게 된 것이다.
그래도 지난 안식일에 있었던 여박사의 침례식이 있었기에 나는 목사로서 위안을 받는다. 첨단 과학이 신학을 앞질러 버렸다고 푸념하던 교인들도 그녀의 침례식 앞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그녀의 고민에 찬 고백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직장을 그만 둘지도 모른다니? 왜 그녀가 직장을 그만두어야만 하는가? 20세기에는 안식일에 근무하는 직장이 많아서 안식일 준수가 문제가 되었던 사례가 많았다는 기록을 CD 자료를 통해서 자주 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기업체가 4일 근무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직장 문제로 인한 안식일 준수의 어려움은 없어진지 이미 오래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기에 만인이 선망하는 그 직장을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가? (고민을 하다가 지쳐 엉뚱한 자판을 누르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본다. <M>잘못 눌러서 울리는 자판음 소리)

신목사: (컴퓨터에서 일어나 기도처로 가서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주님! 재림기별이 이 세상에 전파되기 시작한 지 벌써 200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오시겠다고 약속하시던 주님은 아직도 오시지 않고 세상은 첨단 과학을 도구로 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무력하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가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을 사람들에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 그 방법을 제게 가르쳐 주십시오. 무엇이 참된 진리인지, 어떤 것이 승리할 것인지 그 미래를 보여주십시오. 이제 막 침례를 받은 당신의 딸이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주님은 아시오니 해결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이제 세상이 거의 끝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의 희망을 저버리지 마시고 속히 재림하시어 명백한 심판을 모든 인류에게 보여 주십시오. 현재의 과학이 한낮 인간의 이론일 뿐 절대로 진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하여 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M> 음악
(기도가 마친 후 일어나서 컴퓨터에 다시 앉아 성경 CD를 넣고 컴퓨터 성경을 읽는다.)
(바벨탑의 사건이 영상으로 음악과 함께 믹서되어 스크린에 상영된다. F.O.)

제 1 장

(무대는 생물학자들의 연구실로 각종 실험 도구들과 컴퓨터 장비들, 책상과 의자들로 꾸며져 있다. 여박사는 실험 도구들을 들고 무언가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생: (디스켓을 들고 들어와 여박사에게 다가간다) 박사님, 잘 쉬셨습니까? 몸이 불편해서 주말을 한가한 곳에서 쉬시겠다고 하시더니, 이제는 좀 괜찮으십니까?
여박사: (웃으면서) 그래, 몇일 쉬었더니 한결 좋아졌어. 비전씨도 데이트 좀 했어?
연구생: 그럼요. 대전 과학공원에 가서 가상 체험 게임을 즐겼죠. 최근에 신 개발된 토성의 카시니 간극 탐험은 정말 대단하던데요. 마치 내가 토성까지 날아갔다 온 기분이라니까요.
여박사: 그래? 겨우 가상체험으로 갔다 온 것을 가지고 뭐 그렇게 흥분하고 있어. 난 다음달 나사에서 개최되는 화성기지를 위한 생체실험 연구원으로 발탁되기만 하면 직접 우주선을 타고 화성엘 갈 건데.
연구생: 정말요. 박사님이 화성 기지 생체실험 연구원으로 발탁된단 말이에요?
여박사: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아마 가능할지도 몰라.
연구생: 야, 박사님 대단하신데요. 정말 그렇게 된다면 우리 한국사람도 당당히 화성 기지 건설 프로젝트에 일조를 한다는 얘긴데, 오랫동안 우리가 꿈꿔오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온다는 말이군요.
여박사: (발랄하게) 아직 단정 지을 수는 없으니까 너무 흥분하지는 말아. 나도 비전 씨처럼 학창시절에 꿈꿔 오던 바였는데, 그래서 그 일을 위해 내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지. 하지만 화성 기지 건설이야말로 21세기가 추구하는 최고의 과학 프로젝트인데 과연 내가 그 과업을 수행할만한 능력이 될까? 인간의 꿈을 실현시킬 한 장본인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왠지 부족하다는 생각만 자꾸 하게 되지.
연구생: 박사님은 충분히 하실 수 있는 능력이 되죠. (약간 농담조로) 아니 막말로 말해서 박사님 말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보세요. 아마 아무도 나서지 않을걸요.
여박사: (미소를 지으면서) 됐어 비전 씨. (그가 들고 있는 디스켓을 보면서) 아니, 근데 그 디스켓은 무슨...
연구생: 아참, 내 정신 좀 봐. 이거 생박사님께서 박사님 갖다 드리라고 해서 가지고 왔어요. (디스켓을 건네주면서)그제, 토요일 오후에 있었던 발표회 자료라고 하던데요.
여박사: (디스켓을 컴퓨터에 넣고 자료를 확인해보고) 아, 그 자료들이군.
연구생: (같이 보면서)근데, 박사님도 그 발표회에 논문을 제출하셨 잖아요? 그런데 왜 박사님의 논문은 빠져 있지요?
여박사: (원인을 나름대로 파악하고 약간은 걱정을 하는 모습으로) 글쎄, .... 아마 무슨 착오가 있었겠지. 시간이 없어서 내 논문 발표는 다음으로 미뤘다든가? 아니면...
연구생: 아니에요 박사님. 그날 참관인으로 저도 참석해서 들었는걸요. 박사님의 논문도 발표가 되었어요. 키스트에 있는 어떤 분이 대신해서 발표를 하던걸요. 아, 맞아요. 그 때 박사님의 논문 발표가 마치자마자 이곳 저곳에서 수군수군 대더니 발표장이 시끄러워졌어요. 생박사님이 올라가 겨우 진정을 시켰지요. 제가 듣기에는 매우 심오한 내용이었던 것같은데 왜 시끄러워졌는지 알 수가 없단 말이에요.
여박사: (혼자말로) 그랬었군. 역시 그럴 수밖에 없었군.
연구생: 박사님. 그럼 박사님은 이미 예견하고 계셨다는 건가요?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하시는 거죠. 참, 이 디스켓 목록에 박사님 논문이 빠져있는 것은 바로 생각하고 계시는 그런 이유 때문이라는 건가요? (조르듯이) 네 박사님, 말씀 좀 해 주세요.
(이 때 생박사가 들어온다.)
생박사: 아니 뭘 말씀해 달라고 조르는가? 자네 또 여박사 후배 하나 소개시켜 달라고 조르는 건 아니겠지?
연구생: 박사님도. 그 문젠 이미 해결시켜 주셨잖아요. 여박사님 후배답게 아주 똑똑하고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박사님도 칭찬해주셨으면서....
생박사: 그랬었나? 아! 그 스피카 아가씨. 별보기가 취미고 유난히 처녀자리의 일등성인 스피카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런 별병이 붙여진 바로 그 아가씨. (엄중하게) 그런데 왜 그 아가씨를 두고 딴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조르지. 내가 보기엔 그 아가씨가 자네 보단 훨씬 아깝던데.
연구생: 그게 아니구요. 박사님. 에이, 여박사님 말씀을 좀 해 보세요. 박사님이 직접 말씀을 해 주세요. (여박사는 대꾸하지 않고 컴퓨터 앞에 있다가 실험 기구 쪽으로 간다)
생박사: 아니, 뭔지 말해 보시오. 여박사. (대꾸 없는 여박사를 부른다) 여박사..... (아무런 대꾸가 없고 심각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자 생박사는 미래에게 눈짓으로 원인을 묻고 미래는 컴퓨터를 보라고 눈으로 사인을 한다.) (컴퓨터를 보고서) 아, 이 문제 때문이었구먼.
연구생: 네, 그래요. 생박사님, 어째서 논문 목록에 여박사님의 것은 빠져 있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제가 알기로는 토요일 발표회에서 여박사님의 논문도 발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생박사: (앞으로 나오면서) 여박사, 그날 내가 얼마나 곤혹을 치뤘는지 아시오. 실망과 항의로 아우성치는 참가자들 때문에 발표회가 거의 마비될 뻔했단 말이오. 알만한 사람이 어째서 그런 이론을 새삼스럽게 들춰내서 동요을 일으킬게 뭐요.
여박사: 동요를 일으키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생박사: 그게 그거지 뭐요. 보시오. 결국 동요가 일어나지 않았느냔 말이오.
여박사: 어째서 그 논문이 동요를 일으켜야 한단 말인가요? 한 과학자로서 자신의 소견을 피력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한데 잘못된 것이라도 있단 말인가요?
생박사: 자신의 소견을 피력한 것 자체를 나무랄 수야 있겠오. 하지만 여박사같은 저명한 생물학자가 그 동안 쭉 금기시되어 왔던 문제를 가지고 새삼스럽게 주장하니 학계로선 당황할 수밖에 없지 않소.
여박사: 저는 분명히 논문의 서론에서 왜 생물학계에서 괴물이론을 번복시킬 수 없는 금기로 만들었는지에 관한 문제의 해결이야말로 우리 생물학계가 발전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피력했습니다. 실제로 드러나는 많은 증거와 실험들이 그 이론의 부당성을 입증해 주고 있는 현실에서...
생박사: 그걸 모르는 건 아니오. 여박사의 연구와 실험, 기타 자료들을 통해서 나도 어느 정도 여박사의 입장을 인정하고 있소. 하지만 이번 발표회는 10명의 화성 기지 생체 실험 연구원 중 대한민국에서 누구를 보내느냐 하는 문제를 결정짓기 위한 매우 중대한 발표였다는 사실을 주지해야만 했잖소. 더욱이 여박사야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부동의 후보 아니었소. 학계에서도 여박사가 가장 적임자라고 이미 가결정을 내려놓고 있는 상태였는데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오.
연구생: 아니 그럼 여박사님이 연구원으로 발탁되지 못했단 말인가요?
여박사: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생박사님. 누구보다도 이번 발표회가 중요한 발표회였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선발되는 것은 저의 오랜 꿈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박사님, 저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이번 일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구요.
생박사: 최선을 다했다구요? 왜 좀더 진지해지지 않았소. 만일 조금만 더 진지하게 생각했더라면 이런 결과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것 아니겠소. 그리고 발표회 날도 그래요. 아무리 몸이 좋지 않다하더라도 중요한 발표회니 만큼 최선을 다해 직접 발표를 했어야 하지 않았나요? 여박사가 발표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대신해서 문제가 더 커졌던 것 아니냔 말이요.
여박사: 죄송합니다. 박사님. 그 토요일에 제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 있었습니다.
연구생: 아니 박사님. 어떤 일인지는 몰라도 제가 볼 때는 그 발표회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생박사: (매우 화를 내며) 더 중요한 일이라구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군. 도대체 그 중요한 일이란 게 뭐요?
여박사: (송구스럽다는 듯이) 죄송합니다. 지금은 뭐라고 말씀 드리기가... 조만간 아시게 될 것입니다.
연구생: 생박사님. 결국 우리 여박사님이 화성으로 가게 되는 일은 물 건너갔다 이겁니까? (몹시 안타까워하면서) 아이구, 어째 이런 일이.... 여박사님의 꿈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우리 연구실의 희망이 어디로 갔단 말인가? 여박사님(아무런 대꾸가 없다), 생박사님(역시 아무런 대꾸가 없다) (잠시 침묵이 흐른다.)
생박사: 이번 여박사의 논문에서 문제가 된 것은 괴물이론을 반대한 것뿐만이 아니오. 여박사도 이미 각오하고 있었겠지만 ‘인간 유전자 계획’에 대한 반론은 상당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소. 여박사도 알고 있듯이 그 계획은 우리의 선조 때부터 추진되던 것이었소. 20세기말 ‘버블보이’라고 불리우던 한 소년이 심각한 유전성 면역결핍증으로 인해 이 세상밖에 나와보지도 못하고 실험관 속에서 12년동안이나 살다가 처참하게 죽어갔지. 그 때부터 인간은 유전자 치료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되었고, 그걸 계기로 인간의 몸속에 있는 10만개의 유전자를 모두 찾아내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여 더 이상 이 땅에 유전적 질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하고자 노력했던 것이오. 이제 그 노력을 결실을 보고 있고 곧 인간 유전자 계획을 마치려 하고 있지 않소. 그런데 이제 와서 그걸 반대하니 파문이 클 수밖에.
난 여박사를 아끼는 마음으로 저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소. 하지만 대다수의 학자들은 막무가내였소. 할 수 없이 여박사의 논문의 내용을 일부 교정토록 설득한다는 조건으로 저들을 겨우 진정시켰다오.
여박사! 개인의 신념이 중요하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소. 나 역시 내 신념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만인을 위해 내 신념을 양보할 때도 있어야 하지 않겠소. 그게 참다운 학자로서의 자세가 아닐까요? ‘인간 유전자 계획’에 반대하는 것만 취소해 주시오. 그리고 여박사의 실력으로 그 계획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오. 그럼 여박사는 화성 기지 생체 실험 연구원으로 가게 될 것이오.
연구원: 예? 여박사님이 NASA 연구요원으로 갈 수 있다구요? 정말이세요 박사님. 정말 여박사님이 연구원으로 뽑혔다는 말이에요.
생박사: 여박사의 논문에 문제는 있었지만 그래도 학계에선 여박사외엔 그 프로젝트에 참여할 적임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소. 단 여박사가 논문에서 주장했던 ‘인간 유전자 계획’에 대한 반대를 취소하는 조건으로 말이오. 그것만 해준다면 여박사를 선정치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것이오. 만일에 여박사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우린 화성 프로젝트 연구원으로 아무도 보내지 않기로 했소. 세계에서 10명밖에 되지 않는 이 귀한 특권을 대한민국은 포기하겠다는 것이오.
(설득하듯이) 여박사, 여박사 자신도 자신이지만 국가를 위해서 꼭 내 말대로 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온 인류의 평화와 복지를 위해서, 행복한 사회 건설을 위해서 한 몫을 담당해 주시오.
(밖으로 나가다가 돌아서서) 아 참, 그리구, 디스켓에서 여박사의 논문이 빠진 것은 수정 후에 다시 삽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제외되었기 때문이오. 그럼, 빠른 시간에 결정을 내려주길 바랍니다.
(생박사 밖으로 나간다. 비전은 밖으로 나가는 생박사를 살펴보다가 그가 완전히 나가자 문 앞에서 확인을 한 후 허겁지겁 여박사 곁으로 간다.)

연구생: (신이 나서) 여박사님, 히히! 여박사님 소망이 드디어 이루어졌습니다. 와, 여박사님이 화성에 가게 되다니. 만인이 꿈꾸는 일을 실현시키시다니. 여박사님 만세.
(여박사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심각하게 있는다. 비전은 자신의 호들갑이 겸연쩍은 듯 여박사를 주의 깊게 살피다가 진지하고 심각한 모습에 움츠리면서 뒷걸음질로 무대 밖으로 나간다.)

여박사: (책상으로 와 앉아서) 하나님, 저는 이미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로 결심을 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로 고백하는 침례를 받았습니다. 이제 저는 제가 사는 것이 아니요 제 안에 예수께서 사신 것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왜 제 마음 속에서는 갈등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사는 사람이라면 인류에게 엄청난 혼란을 초래케 할 ‘인간 유전자 계획’을 포기하고 생물학적인 진화의 허구성을 천하에 알려 하나님께서만 세상의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증거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는 심각한 갈등 속에 있습니다. 인간이 고통 중에 죽어 가는 현실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추진되는 이 계획을 꼭 반대해야만 합니까? 아니 하나님, 전 화성 기지 생체실험 연구원으로 가서 하나님의 창조하신 우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데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제 논문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연구원의 기회도 놓치고 싶지도...(고뇌하다 잠이 든다). <M> 음악

제 2 장

<M> 컴퓨터 뮤직이 음산하게 들린다. 잠들어 있는 여박사. 이 때 여박사를 깨우는 음성이 들린다. 음성은 여박사 자신의 음성을 녹음하여 처리한다(echo).

음성 1: 미래 씨 일어나. 어서 일어나란 말이야. 여기 이렇게 누워있으면 어떻게. 화성에 갈 막중한 임무를 맡은 사람이 감기라도 들면 어떻게 하려고. 자 빨리 일어나란 말이야. (여박사 일어난다). 그래, 잘했어 이제 컴퓨터 앞에 앉아야지. 한가하게 누워있을 시간이 없단 말이야. 빨리 당신의 논문을 고쳐야 하잖아. 그래야만 화성 기지 생체 실험 연구원으로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지. 안 그래? (여박사 주변을 돌아본다)
자, 정신 차리고 이제 어서 컴퓨터를 작동시켜. 주저하지 말고. 자, 어서 (인터벌, 여박사 컴퓨터를 부팅시킨다). 옳지 잘했어. 이제 논문을 불러들여야지. (인터벌, 논물을 불러 드린다).
수정할 항목을 찾아 봐. 내용은 ‘인간 유전자 계획’을 반대하는 항목이야. 어서 찾아 봐. (찾는다). 옳지. 잘하고 있어. 이 작업만 끝내면 당신은 세계 생물학계에서 최고의 학자로 인정을 받게 되는 거야. 더구나 여자의 신분은 당신과 영국인 단 두 사람뿐이란 걸 명심하라구(인터벌).
아, 드디어 나왔군 그래 그 항목이야, 이젠 수정을 해야지. 미래씨 주저하지 말고 어서 수정을 해. 그리고 이 후에 펼쳐질 미래씨의 미래를 보란 말이야. 영광스럽게 펼쳐질 당신의 미래를 말이야.
- <M> 긴박한 음악. 여박사는 자기도 모르게 컴퓨터 자판으로 손이 가서 내용을 수정하기 위해 자료들을 뒤지기 시작한다. 이 때 또다른 목소리가 들려진다. 역시 음성을 녹음하여 처리한다(echo).

음성 2: 안돼! (여박사 깜짝 놀라 몸을 뒤로 움츠린다). 미래씨. 당신은 이제 더 이상 그 목소리를 따를 필요는 없어요. 잘 생각해보세요. 침례를 받을 때 과거의 당신은 분명히 죽었잖아요. 방금전 당신에게 지시한 그 음성은 과거에 당신을 지배하던 음성일 뿐이에요. 이제 당신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죠. 그러니 더 이상 그 음성을 듣지 마세요. (여박사 음성을 따라 무대 앞으로 나온다).
음성 1: 아니, 작업하다 말고 어디가? 미래씨. 내가 과거의 존재이기 때문에 내 말은 듣지 않겠다는 거야? 그래. 난 그래도 상관없어. 난 당신에게 내 말을 들으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야. 단지 당신의 꿈을 실현시키도록 하려는 것일 뿐이라구. 미래씨, 세계 최고의 명성을 가진 생물학자가 되려는 게 당신의 영원한 꿈 아니었나? 만일 이번 기회에 화성 기지 생체 실험 연구원이 되기만 한다면 그 꿈은 이루어지는 것 아니겠어? 그러니 어서 논문 수정이나 하라구. 어서?(여박사 컴퓨터로 다시 주춤 거리며 가려 한다).
음성 2: 당신의 궁극적인 꿈이 무엇이죠? 인생의 진정한 목표가 무엇이냔 말이에요? 왜 세계 최고의 생물학자가 되려고 했는지 최근의 결심을 생각해 보세요. 생물학적 진화는 잘못되었고, 오직 하나님께서 창조하셨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아니었던가요? 연구원으로 발탁되려는 이유가 뭐죠? 화성에 가서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를 발견해 보려는 것 아닌 가요?
결국 당신의 목표는 하나님의 뜻을 실현시키는 것 아닌 가요? 그런데 당신의 그 훌륭한 논문을 수정하고 협회의 제안에 따른다면 하나님의 뜻은 실현될 수 없어요.
음성 1: (빈정대는 투로) 하나님의 뜻? 당신이 잘못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일까? 당신이 성공하기를 바라시지 않는 하나님이라면 그는 진짜 신이 아닌 것 같은데. 알지도 못하는 하나님의 뜻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뭐 있어. 안 그래?
그리고 지금 시대에 하나님이 계신다는 사실을 믿는 사람이 누가 있어? 그 문젠 이미 모든 과학이 해결해 주었잖아. 인간이 실험실에서 생명체를 만들고, 죽음을 정복하는 비결까지 이미 터득했잖아. 당신이 ‘인간 유전자 계획’만 지지하고, 현명한 지혜로 그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죽음의 원인이 되는 텔러미어를 영원히 신장시켜 더 이상 죽음도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게 만들텐데. 생과 사를 지배하는 인간의 기술, 만물의 이치를 깨닫는 인간의 이성 그게 곳 신이지, 하나님이 뭐 다른 존잰가? 그렇지 미래씨.
음성 2: 악의 존재는 매 시대마다 많은 사람들을 그렇게 유혹해 왔어요. 인간의 지식과 이성을 앞세워 하나님의 존재를 애써 부인하려 하죠. 특별히 20세기 말에 등장한 포스트 모더니즘은 이런 현상을 가속화시켜 오늘의 인간이 곧 신이라는 사상을 낳게 하였죠.
하지만 당신은 당신의 지식과 믿음을 통하여 이런 세상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사람이잖아요. 누구보다도 당신은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잖아요. 이번 논문도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지 않나요? 게다가 당신은 실험과 연구를 통해서 인간의 과학과 이성이 해결할 수 없는 어떤 절대적인 힘의 원리를 자주 발견했죠.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영역이었다고 고백하지 않았나요? 침례를 받고 성도들 앞에서 했던 간증을 기억해 보세요. 바로 그게 당신의 진정한 모습이에요.
음성 1: 우습군, 언제부터 자기가 하나님을 믿었다고 제법 유창한 설교를 하고 있군. 하나님의 뜻을 따르겠다고? 네가? 아, 하하하.
하지만 넌 안돼. 넌 수십년 동안 철저한 인간 중심의 교육을 받아왔잖아. 학창 시절 넌 뉴에이지 운동에 가담해 인간이 곧 신이 될 수 있다고 소리 높여 외치지 않았나. 너의 지식과 기술로 인간의 또 다른 능력을 만인 앞에 나타내 보이겠다는 포부를 기자고 생물학자가 되지 않았나? 그 때 당신의 목표는 ‘인간 유전자 계획’의 완성이었어. 그래서 죽음도 정복하고, 복제 인간도 만들고. 마치 당신이 하나님처럼 무한의 능력을 행사해 보이겠다고...
여박사: (괴로워하면서 귀를 막고)그만, 그만.
음성 1: 왜, 듣기 싫은가? 이게 다 당신의 목소린데. 듣기 싫다고? 당신의 모습인데 역겹다고? 아니, 당신은 너무 많이 변했어. 지금 당신의 모습은 절대 당신의 모습이 아니야. 그러니 어서 당신의 모습을 찾고 내 말을 들어야 해.
(여박사 몸부림을 치다 쓰러진다)
음성 2: 힘내세요 미래씨. 여기서 쓰러지면 안돼요. 당신은 지금껏 용기 있게 잘 이겨왔어요. 세상과 대항해서 정말 꾿꾿하게 승리했어요. 그 어떤 핍박도, 멸시도, 잘 참아왔잖아요. 하나님을 믿는 다는 이유만으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할 때에도 예수님의 희생을 생각하면서 인내해 왔죠. 이젠 마지막으로 이겨야할 상대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 그래요. 지금 당신을 괴롭히고 있는 건 바로 당신 자신이에요.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침례 받기 전 변화되지 않은 당신의 자아라구요. 그러나 이제 당신은 죽었어요. 그리고 생명과 성령의 법으로 그리스도와 더불어 다시 살았죠. 그러니 자아를 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야 해요. 그게 지금 당신의 진짜 모습이라구요.
음성 1: (약간 가라앉은 목소리로 설득하듯이) 미래씨, 어서 일어나. 자아고 중생한 몸이고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 미래씨에겐 성공의 길이 있어. 그건 아주 가까이에 있다구. 그리구 아주 쉬운 것이지. 자, 자, 어서 일어나서 지금껏 당신이 꿈꿔왔던 이상을 생각해 보라구. 얼마나 멋지냔 말이야.
당신은 한국을 빛낸 위인들이라는 노래에 포함될꺼구 “이천사십사년 박사 여미래 한국사람 최초로 화성엘 가구...”. 세계 여성의 주목받는 인물이 되어 각종 페미니즘 포름의 연사로 서게 될 꺼야. 20세기 물리학의 시대를 주름잡던 아인슈타인처럼 당신은 21세기 생물학의 시대의 우상이 될꺼구.
그럼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당신의 생가를 여행 패키지로 다녀갈꺼구. 당신의 연구소에는 각종 연구 자금이 쇄도해 들어와 앉아서 떼 돈을 벌꺼구. 그것뿐인 줄 알어. 만일에 당신이 ‘인간 유전자 계획’에 참여해서 텔러미어 신장 억제 인자를 발견해 내여 그것을 제거할 수 있게만 한다면 인간은 더 이상 죽지 않고 영원히 살게 될 수 있어. 그럼 세상 사람들은 당신을 예수처럼 받들고 숭배할지도 몰라. 예수처럼...
여박사: (소리지르며) 안 돼. (일어나서 청중을 향해) 이건, 아니야. 그럴 순 없어. 왜 내가 예수님의 자리를 대신해야 하지? (<M> 음악 서서히 장중하게) 주님! 제 자아가 이토록 잔혹하단 말입니까? 어떻게 해야만 이 고통의 잔을 피해갈 수 있습니까? 왜 이렇게 쓴 고통을 제게 주십니까? 무기력한 인생을 구원하신 주님, 왜 아무런 말씀이 없으십니까? 지금껏 제 자아의 음성만 들었을 뿐입니다. 견디기 힘든 시험의 음성이 들릴 때마다 또다른 나는 겨우 겨우 버텼을 뿐인데...
(지친 모습으로) 주님! 이젠 더 이상 견딜 힘이 없습니다. 주의 음성을 들려주십시오. 주의 뜻을 보여 주십시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십시오. 이젠 주님의 침묵이 무섭습니다. 아니 너무합니다. 지금껏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그렇게 하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저들처럼 견딜 힘이 없습니다. 하나님 말씀해 주십시오. 보여 주십시오. 제가 가야할 길이 무엇입니까? 진정한 제 모습이 어떤 것입니까? 네, 하나님...
- <M> 음악이 고조되며 조명은 어두워지고 겟세마네의 그리스도의 모습이 영상으로 상영된다.
음성: (화면에 맞추어)“내가 저기 가서 기도할 동안에 너희는 여기 앉아 있으라”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으니 너희는 여기 머물러 있어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내 아버지여 만일 할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
“내 아버지여 만일 내가 마시지 않고는 이 잔이 내게서 지나갈 수 없거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제 3 장

- 목회실(신목사 책상에 앉아서 있다)

천박사: (급하게 들어오면서) 목사님, 컴퓨터 통신의 토픽 마당을 살펴보셨습니까?
신목사: 토픽 마당은 왜요? 무슨 이수라도 생겼단 말입니까?
천박사: 여미래 박사에 대한 문제로 설전이 벌어졌어요. 유수한 학자들이 거의 총동원이 되어 찬반 주장이 엇갈렸죠. 어떻게 알았던지 인터넷을 통해 해외의 학자들까지 토론에 참여했던 데요. 저도 여박사의 입장을 지지하는 글을 실었는데. 하여튼 여박사가 큰 곤경에 처해졌어요.
신목사: 어디 좀 살펴볼까요? (컴퓨터를 유심히 살펴본다). 음, 그랬었군요.
천박사: 아니 목사님은 이미 알고 계셨던 일입니까?
신목사: 여박사가 침례를 받고 난 후 직장을 그만 둘지도 모른다는 고백을 하더군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이제 이해할 것 같군요.
천박사: 아하.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래서 침례를 받고 난 이후에도 줄곧 여박사의 안색이 좋지 않았던 거군요.
신목사: (이리 저리 움직이며 생각을 하다가) 박사님, ‘인간 유전자 계획’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주시겠습니까>
천박사: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1990년인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미국의 과학자들은 15년 동안 30억불의 예산을 투입해서 10만개에 달하는 유전 인자들의 지도를 그려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했지요. 그 계획은 난항에 난항을 거듭하여 계획보다 4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거의 마쳐져 가고 있는 것입니다. 여미래 박사의 학위 논문이 바로 그것과 관련된 것이었지요. 그래서 여박사가 그 프로젝트를 마무리짓는 핵심 요원이 되었던 것입니다.
신목사: 그런데 그 프로젝트를 지금에 와서 반대하게 되었단 말이지요.
천박사: 지금 생물학계에선 큰 소동이 일어나고 있어요. 앞서가는 신세대 과학자로 지목 받고 있는 여박사가 갑자기 마무리 단계에 있는 계획에 반대하고 있으니 당황할 수 밖에요. 특별히 여박사는 화성 기지 생체 실험 연구원으로 추천된 인재였기 대문에 더 큰 파문이 일어나게 된 것이지요.
여미래 박사도 지금 굉장한 고통 중에 있을 겁니다.
-이 때 여미래 박사 등장한다.
여박사: 목사님, (천박사를 보며) 아, 천박사님도 와 계셨군요.
천박사: 어서 오시오. 여박사. (의자로 안내하며) 자, 이리 앉으시오.
신목사: 앉으시죠, 여박사
-셋은 테이블을 중심으로 앉는다.
신목사: 여박사님, 어찌된 일인지 좀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천박사: 그래요. 여박사가 직접 목사님께 자세히 말씀해 주시오. 지금 여박사에겐 목사님의 도움이 가장 필요할 것 같군요.
여박사: 지난 안식일이었죠. 여의도의 인텔리전트 빌딩에서 논문 발표회가 있었어요. 전 그날 침례를 받기 위해 교회에 있었죠. 대신에 제 논문은 다른 사람이 발표를 했지요. 그리곤 소동이 일어났어요. 지금가지도 그 소동은 그칠 줄 모르고...
목사님 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나님의 존재를 깨닫고. 그분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확신을 갖게 된 이상, 전 더이상 주저할 필요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그날, 일부러 전 그날을 택해서 침례를 받았던 거예요.
(심각해지면서) 그런데 목사님, 지금 내가 왜 이렇게 괴로와 해야 하지요? 난 이미 내 마음을 모두 하나님께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내 마음은 왜 이렇게 방황하고 있는 거지요. 끊임없이 내 자신을 하나님께 굴복시키고 있는데 어째서 내 자아가 나를 괴롭히는 거지요.
침례를 받을 때 전 과거의 인생 목표를 포기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로 결심을 했죠. 그런데, 막상 완전히 얻은 것 같았던 인생의 특권을 포기해야만 하는 현실이 왜 이렇게 괴로운지 알 수가 없어요. 왜죠? 왜 이래야만 하죠?
천박사: 여박사. 나도 여박사의 마음은 조금을 알 것 같구려. 여박사도 잘 알겠지만 그 천문학의 최고의 날 말이요. ‘디지털 스카이 서베이’가 완성되던 날, 동료들은 나를 보고 ‘천국이 어디 있느냐’. ‘하나님의 나라가 우주 어디에 있느냐’고 빈정댔죠. 그날 전 참아 기억하기도 싫은 수모를 당했답니다. 연구실에서 전 밤새도록 울었답니다. ‘하나님 정말로 계십니까?’, ‘계신다면 왜 이토록 어리석은 인생들을 심판하시지 않습니까?’, ‘왜 분명한 소리로 말씀해 주시지 않습니까?’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날 밤의 제 모습은 너무나도 처참했었답니다. 숨겨져 있던 인간의 본성이 자꾸 제게 뭐라고 말하는 것이었어요. 어리석다고, 바보 같다고, 멍텅구리라고, 하나님은 없다구, 마음 속에서 외쳐 댔죠. 전 필사의 노력으로 천체 망원경을 가지고 하늘을 뒤져보기 시작했어요. 우주 어느 구석에서 하나님이 나를 바라보고 계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북두칠성과 오리온과 황도 십이궁을 다 살펴보았죠. 그 때 이런 음성이 제게 들렸답니다. “네가 묘성을 매어 떨기 되게 하겠느냐 삼성의 띠를 풀겠느냐 네가 열두 궁성을 때를 따라 이끌어 내겠느냐 북두성과 그 속한 별들을 인도하겠느냐 네가 하늘의 법도를 아느냐 하늘로 그 권능을 땅에 베풀게 하겠느냐” “여호와의 말씀으로 하늘이 지음이 되었으며 그 만상이 그 입기운으로 이루었도다”
신목사: 그건 하나님의 음성이었음이 분명해요. 그 모든 말씀이 성경에 기록되어져 있답니다. 때때로 인간은 하나님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죠. 그건 저 역시 마찬가지니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직접 나타나시지 않죠. 아니 우리의 죄악 대문에 그렇게 하실 수 없는 거죠.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과 천연계를 통해서만 우리에게 나타나신 답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알만한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할지니라” 그러나 인간들은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 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 스스로 지혜 있다 하나 우준 하게 되어 썩어지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사람과 금수와 버러지 형상의 우상으로” 바꾸어 버린 것이지요. 이건 사도 바울의 말씀이랍니다.
여박사: 그래요, 목사님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연구 중에 깨달은 것이 바로 그것이랍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도전하는 인간의 계획을 포기하고 그것에 반대하는 논문을 쓰게 된 것입니다. 사실 지난 밤 전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답니다. 겟세마네에서 고통 중에 기도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외침이었죠. 그건 마치 예수께서 제 고통을 대신하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켜 주었답니다.
신목사: 그건 착각이 아니었습니다. 이천 오백년전에 예수께서는 박사님의 고난의 잔을 마신 것입니다. 그분께선 고통 중에 있는 인류에게 오신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리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초청하셨죠. 지금도 그 초청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 초청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 고난의 짐을 예수께 내려놓으십시오. 그분께서 다 해결하여 주실 것입니다.
여박사: 정말 그럴까요? 제 고통의 짐을 정말 대신 져 주실가요?
신목사: 시대가 너무도 많이 변해 버려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가 많이 변질되어 버린 것을 저도 잘 압니다. 이젠 순수한 그리스도 중심의 기별은 한낮 과거의 문화 유물 정도의 취급을 받고 있지요. 교회는 이미 에큐메니컬화되어 거의 하나로 통합되어 가고 있고 그 속에서 서로 뒤섞여 버려 더 이상 진리를 찾을 수 없게 만들어졌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종교에 더 이상 의미를 두지 않고 그저 전통 문화의 한 유산쯤으로나 여기고 있지요.
하지만 전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럴지라도 인간의 세상의 물질 문명으로부터 자신의 빈 영혼을 채울 수 없음을 깨닫고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어쩌면 그 영적인 책임이 우리에게 맡겨져 있는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린 변하지 않는 성경의 말씀을 진리로 믿어야 하는 겁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으셔요. 그것만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천박사: (사진을 보여주면서) 여박사. 이 사진 좀 자세히 보세요. 이게 무슨 사진인지 아십니까? 오리온 성좌의 열린 공간입니다. 우린 이백년 동안 예수님께서 이곳으로 재림하실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왔습니다. 1914년 로에산에서 라킨박사가 관측에 성공한 이래 이곳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었었죠. 그 공간은 엄청난 동굴 형태로 되어있는데 직경이 19조 마일이나 되며, 길이가 51조 마일이나 되죠. 정말 엄청난 공간입니다. 이 사진은 제가 최근에 그곳을 다시 관측하면서 찍은 것입니다.
잘 보세요. 어둡고 캄캄한 이 중심부를. 하지만 전 확신합니다. 이곳이 갑자기 밝아지고 예수께서 영광의 광채로 재림하실 것이라는 사실을... 그 때가 되면 아무도 하나님과 성경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다 잠잠하겠지요.
여박사: 예수님이 빨리 오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할머니는 2000년이 되기 전에 그 일이 있을 거라고 믿으시면서 사시다가 돌아가셨어요. 그 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예수 재림을 기다렸다는데 왜 오시지 않았는지 모르겠어요. 이젠 한낮 과거 신앙의 유산으로 치부할 뿐 더 이상 재림이라든가, 종말 같은 것을 믿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우리 재림 신도들만이 유일하게 그 사건을 아직도 고대하고 있잖아요. 정말이지 빨리 오셔서 인생의 고통을 마무리 짓고 평화의 나라에 갔으면 좋겠어요. 그럼, 다시는 어린 고통의 경험을 맛보지 않아도 될게 아녜요?
신목사: 분명히 예수님은 속히 오실 것입니다. 많은 사회적, 자연적 증거들이 그 사실을 말해 주고 있잖아요. 인구의 증가, 그로 안한 식량의 감소는 지구의 한계 상황에 다다랐잖아요. 그 때문에 화성 기지 건설을 서두르고 있고 여박사님을 그곳 연구원으로 보내려는 것 아닌가요? 천형과도 같은 질병의 만연은 또 어떻고요. 20세기말 확산되기 시작한 에이즈,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책을 겨우 발견하니까 이젠 SCID 즉 복합 면역 결핍증으로 사람이 죽어가고 있지요. 인간의 과학이 해결할 수 없는 천재지변의 속출도 우리가 유심히 살펴야 하는 증거들이지요. 곧 오실 예수님의 말씀을 끝까지 의지하세요.
여박사: 물론, 그렇게 되야 하겠죠. 그렇게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초조하게 생각하며)
목사님, 천박사님, 그런데 왜 자꾸 겟세마네 동산에 계신 예수님의 모습이 아른거리는지 모르겠네요. 꿈속에서 보았던 그 고난의 예수님의 얼굴이 자꾸만, 자꾸만 떠오르네요. 그리고 제 마음이 왜 이렇게 슬퍼지지요?(나오는 울음을 애써 자제하며) 너무 억울한 것같은 기분이에요. 도수장에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마음속에 굳게 결심하면 할수록 왜 이렇게 설움이 복바치는지 모르겠어요. (감정을 애써 자제한다. 잠시 시간이 지난 후) 죄송합니다. 이제 좀 안정이 되네요. 그래요. 전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 할거예요. 그것이 나의 최선의 선택이겠지요.
천박사: 여박사. 하나님께 모든 걸 맡기세요. 그분 안에는 항상 승리가 있어요. 내가 경험한 걸요.
신목사: 박사님, 우리 기도하십시다. 하나님께 모든 걸 맡기고 하나님의 뜻에 따릅시다. 자! 천박사님도 함께 기도합시다. (손을 잡고 기도한다) - <M> 음악, 스크린에 겟세마네 이후 십자가까지의 예수의 행적을 비춰준다.

제 4 장

- 연구실(위원회를 위한 좌석 배열) 생박사와 연구생 초조하게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 때 여박사 들어온다.
생박사: (반기면서) 아! 여박사. 어서오시오. 안오는 줄 알고 얼마나 초조했는지 알아.
연구생: 박사님, 긴장을 푸세요. 박사님은 오늘 아주 잘 해내실꺼예요. 전 박사님을 믿어요.
생박사: 그럼, 누군데 못 믿어. 바로 그 유명한 여미래 박사가 아니신가? 21세기 최고의 과학자 여미래 박사. 안 그런가 비전군?
연구생: 그럼요. 여박사님이야 말로 우리의 호프가 아닙니까? 미래를 이끌어갈 이 지구의 희망...
생박사: 자! 긴장하지 말고 평소처럼 침착하게...(의자 쪽으로 안내하며) 이리 와 앉아요. 여기가 여박사 자리야. (자리에 앉는다. 생박사와 연구생도 자기 자리에 앉는다) 여박사! 부담 같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지난번 논문에서 문제가 되었던 그 부분만 수정하면 돼요. 그리고 위원회에서 제안하는 제안 사항만 받아드리라구. 그럼, 모든 것이 끝나는 거요. 알겠죠?
여박사: (아무런 대답이 없고 묵묵히 앉아 있는다)
연구생: 그래요. 박사님. 이 사랑스런 후배에게 미래의 꿈을 갖도록 해 주세요. 그래서 이 비전이 비전을 갖도록 용기를 주세요. 네? 박사님. 꼭 그렇게 해 주세요.
- 이 때 위원들 들어온다. 잠시 긴장된 분위기가 감돈다.
생박사: 다 모이셨군요. 그럼 지금부터 화성 기지 생체 실험 연구원 선정을 위한 최종 위원회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서기가 경과 보고를 잠깐 해 주시겠습니다.
서기: 한국 생물학회에서는 세계 생물학회의 요청에 다라 화성 기지에 파견할 연구원으로 여미래 박사를 선정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최종 논문에서 뜻밖에도 현재 추진 중인 각종 프로젝트를 거부하는 내용들이 있어서 이에 대한 수정 제안을 한 바 있습니다. 오늘 본인으로부터 이 수정 제안이 받아들여져 본인이 논문 내용의 일부를 취소한다면 정식 연구원 위촉을 하려는 것입니다.
생박사: 위원회의 의안은 사전에 충분히 전달되었으므로 더 이상의 설명을 드리지 않고 곧 바로 본 회의에 들어가겠습니다. 먼저 당사자인 여박사의 입장을 들어보십시다.
여박사: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주저주저한다)
연구생: (옆에서 부추기면서) 박사님, 어서 말씀하세요. 어서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간단하게 취소하겠다고 말해 버리세요.
위원: 여박사. 우린 당신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오. 당신의 재주를 아깝게 생각한단 말이오. 당신은 이 시대 최고의 생물학자요. 당신이야말로 인간의 미래를 책임질 프로젝트에 참여할 가장 적합한 사람이오. 안 그렇습니까?
생박사: 여부가 있겠습니까? 여박사가 훌륭한 결정을 내릴 겁니다. 여박사. 어서 말씀하시죠.
연구생: (부추기면서 액간 속삭이듯이) 박사님, 어서요. 빨리요.
여박사: (주춤거리며 일어선다) 존경하는 위원 여러분. 먼저 저로 인해서 여러 문제가 야기된 것을 인하여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위원: 지나간 일이니 염려하지 마시오. 이제라도 돌이켜만 준다면 지난 모든 것을 불문에 붙이기로 우리 모두가 합의했으니 말이오.
서기: 어서 계속하시오. 여미래 박사.
여박사: (약간 주저주저하면서) 전, 제 논문을 수정할 수 없습니다. (갑자가 모두들 수군거린다)
생박사: 아니, 여박사
연구생: (놀라 일어서면서 동시에) 박사님
서기: (화가 나서 일어서면서) 아니, 도대체 수정하지 않겠다는 이유가 뭐요? 엄밀하게 말하면 ‘인간 유전자 계획’이야 말로 인류의 행복과 번영을 위한 최고의 프로젝트인데, 아니 그럼, 여미래 박사는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지 않겠다는 거요?
여박사: 그런게 아닙니다.
위원: 그런게 아니라면, 다른 이유가 있을 게 뭐 있소.
여박사: ‘인간 유전자 계획;은 너무나도 위험한 프로젝트입니다. 만일에 그것이 실현된다면 인류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건 미래의 행복과 번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류에게 혼란과 파멸을 가져다줄지도 모릅니다.
서기: 그건 도 무슨 말입니까? 인류를 위한 계획이 파멸을 가져온다니요?
여박사: 앞으로 나온다) 박사님들도 잘 알지 않습니까? 만일에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인간은 유전자를 마음대로 다룰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영원히 죽지 않고 살 수 있겠죠. 분명히 텔러미어 신장 억제 인자를 제거해 버릴테니까요. 그러면 세포가 무한정 계획 분열되어도 텔러미어가 다 소모되어 버리는 일은 없을 거고, 인간은 그로 인해 죽지 않고 영원히 살게 될 것이고...
그게 인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이 불안정한 사회에서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것이 참된 행복일까요?
또 복제 인간의 출현은 어떻게 막으실 겁니까> 성격과 모습 분만 아니라 지문과 유전자까지도 똑같은 인간들이 수없이 존재하는 사회, 그래서 엄청난 혼란에 휩싸일 사회를 생각해 보지 않으셨습니까? 이것이 어떻게 인류 공영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생박사: 여미래 박사. 박사는 우리만의 일급 비밀에 속한 그 이야기를 꼭 들춰내야겠소? 물론, 그러한 위험을 우리도 모르는 바는 아니잖소, 아니 오히려 그런 위험 때문에 우리도 조심하면서 이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아니오.
위원: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할 일만은 아니잖소. 20세기를 한 번 생각해 보시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인해 문명의 혜택을 누렸던 물리 시대 말이오. 그 대에도 역시 부정적인 요인이 있었잖소. 사람들이 상대성 이론으로 핵폭탄을 만들어 지구를 20번 폭파시키고도 남을 만한 핵폭탄을 보유했었지요. 다행이 슬기롭게 그 문제를 잘 해결했잖소. 지금의 평화가 그걸 증명하고... 이번에도 인간은 슬기롭게 부정적인 요소들을 잘 극복할꺼요. 그러니...
여박사: 그러니, 그 가능성만 믿고 인류의 운명을 시험해 보자 이건가요? 인간들이 그렇게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까요? 지금은 긍정적인 내용만 발표되어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사람들이 그 운명적인 시험가지도 감수하면서 이 계획을 찬성할까요?
서기: 하지만 지금껏 잘 협력해 오지 않았소. 여박사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지금가지 이렇게 발전하질 못했을꺼요. 여박사. 이 일은 처음부터 여박사의 운명을 건 일이었잖소. 이번에 화성에서의 실험만 성공된다면 생물학 역사상 최고의 결실이 나타날텐데. 지금가지의 꿈을 포기하겠소.?
여박사: 꿈이라구요? 꿈. 그래요. 생박사님 그건 꿈이었어요. 오랜 시간 동안의 악몽이었죠. 전 지금까지 야망을 가지고 살아 왔죠. 가장 진정한 현실을 배제한 가상의 세계에서 살았던 거죠. 하지만 전 이제 가상의 세계를 박차고 진정한 세계에서 살게 되었답니다. 그런 제 삶에서 과거의 꿈은 더이상 필요가 없게 되었죠.
위원: 도대체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요? 그럼 지금가지 여박사의 연구와 노력들은 한낮 가상의 세계에서 이루어진 무가치한 것들 뿐이란 말이오?
여박사: 그렇습니다. (관객을 행해서) 얼마전, 전, 인생의 가장 큰 변화를 경험했답니다. 하나님을 믿기로 했어요.
생박사: (놀라면서) 하나님을?
여박사: 네 하나님이요. 교회에 가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침례를 받았지요.
연구원: 침례를 받아요? 박사님같으신 분이?
여박사: 하나님을 알기 전, 제 삶은 세상에 대한 야망과 자신감으로 가득찼었죠. 모든 걸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인간 유전자 계획’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것도 그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가끔씩 전 매우 심각한 벽에 부딪히곤 했어요. 도무지 인간의 이성으로 해결되지 않는 어떤 거대한 벽같은 것이 있다는 걸 알았죠. 그리고 그러한 것들은 하나님께 속한 영역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겁니다.
처음엔 과학적 증거로 하나님을 부인해 보기도 했어요. 그 대마다 그 벽은 더욱 더 거대하게 내 앞에 다가왔죠. 결국 전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어요. 그랬더니 놀랍게도 인간의 과학으로 풀리지 않는 것들이 해결되더군요. 그 대부터 한낮 고루하게만 치부되었던 19세기, 20세기의 신학적 사상들이 오히려 가치 있게 해석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대의 형식적 종교가 아닌 과거의 순수성을 유지하고 있는 종교를 선택하게 되었죠. 바로 우리 할머니께서 믿으셨던 그 종교입니다. 성경 시대의 신앙을 그대로 유지하고, 예수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그 교회...
서기: 그럼, 혹시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다른 종교는 다 통합에 참여했는데 유일하게 가담하지 않아 사람들의 냉대와 조소를 받는 그 교회....
여박사: 그래요. 바로 그 교회에요. 거기에 진리가 있음을 알게 된 거죠.
생박사: 아니 어떻게 여박사가 그런 곳엘.
위원: 그럼 결국 ‘인간 유전자 계획’에 반대하는 이유도...
여박사: 네 그래요. 하나님의 뜻에 위배되기 대문이죠. 생과 사를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이 세상의 종교가 인간이 곳 하나님이라고 하는 에큐메니칼 사상으로 하나가 되었어도 그에 굴복하지 않고 성서의 하나님을 고집스럽게 지켜가고 있는 재림교회는 내게 생사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을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그 하나님을 내가 믿는데 어찌 하나님께 도전하는 인간의 계획을 다를 수 있겠습니까?
더우기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피조물이거늘, 그것을 마음대로 조직한다면 하나님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 옛날 하나님께 도전하기 위해 최신의 건축 기법으로 바벨탑을 쌓았던 인간의 행위가 재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때 하나님은 더 이상 두고 보실 수 없으셔서 직접 개입하시어 인류의 언어를 흩어 놓았지요. 이번에도 이 땅은 하나님의 심판을 면할 길이 없을 겁니다. 전,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로 선택한 거예요.
한 동안은 상당한 고민과 갈등도 있었어요. 그러나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일이었지요. 전 이제 더 이상 갈등도, 후회도 없습니다. 지난 날의 꿈이 무가치함을 깨달았거든요. 이제 하나님의 뜻에 맞기고 나니 모든게 평안해졌답니다.
위원: (화가 나서 선언하듯이)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마치는 것이 좋겠습니다.(위원 불쾌하다는 듯이 여박사를 바라보며 퇴장한다
- 모두들 여박사를 힐끗 힐끗 쳐다보면서 조롱하면서 퇴장한다.
생박사: (안타까운 듯이)결국,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나?(퇴장한다)
- 연구생은 애처로운 듯한 표정으로 퇴장한다. 여박사 홀로 흐느끼면서 무대에 남아 있다. <M> 음악
음성: “여자여 어찌하여 울며 누구를 찾느냐? 어찌하여 산 자를 죽은 자 가운데서 찾느냐 그는 여기에 계시지 않고 살아나셨느니라. 갈릴리에 계실 때에 너희에게 어떻게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라 인자가 죄인의 손에 넘기워 십자가에 못박히고 제 삼일에 다시 살아나야 하리라 하셨느니라!”
- 무대 어두워지고 음악이 고조되면서 그리스도의 부활 장면이 상연된다.

에필로그

- 목회실에서 신목사가 다시 목회일지를 기록한다. 컴퓨터 음성으로 나온다)
음성: (음성만 나오다 서서히 F.O. 되면서 스크린에 목회일지 자막이 나온다.) 오늘 100억의 인류가 위성 방송을 통해서 지켜보는 가운데 스페이스 셔틀이 화성을 향해 첫 출발을 했다. 거기엔 세계에서 선정된 10명의 과학자가 탑승하고 있었다. 물론 여미래 박사의 자리는 다른 사람에 의해서 채워졌다. 세계 언론은 20세기 인류가 최초로 달에 착륙한 이래 75년만에 이룩한 우주 정복의 쾌거라고 하루 종일 떠들어댔다. 여미래 박사는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열어 안타까운 마음을 달랬다. 하나님의 창조를 증명하는 CD-Rom을 만든 것이다. 얼마나 재미있고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었는지 모른다. 앞으로 선교에 많은 도움이 될 자료임에 틀림없다.
천박사는 우주 천문학 분야에서 또 다른 논문을 발표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컴퓨터 통신의 토픽 마당에 연일 대 토론회가 벌어지고 있다. 천박사님의 의견에 찬성하는 우군은 없고 온통 반대 이론만 제기하는 사람들뿐이다. 천박사님을 도와 드려야 할 텐데.
참, 이번 주말은 에큐메니컬 운동이 최종 실현되는 날이다. 뉴에이지 지도자들의 노력으로 종교 통합이 성사되게 된 것이다. 2000여 교단 대표자들이 모여서 카이로 선언을 하게 된다. 그러면 종교는 단일화될 것이다. 물론 가장 큰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가톨릭이 앞으로 모든 것을 주도하게 될게 뻔하다. 우리의 운명이 풍전등화이다. 아! 재림교인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루 빨리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셔야 할 텐데. 20세기가 지나가기 전 좀 더 열심히 전도했더라면 그 일이 가능했을 텐데. 이젠 세상이 너무 변해 버렸다. 더 이상 교회의 사업은 발전되지 않고 자꾸만 퇴보되어 가고 있다. 오직 영적인 기능만이 교회를 유지시켜 주는 유일의 힘이 되고 있다. 재림 교회가 좀 더 이 사실을 일찍 깨닫고 영적인 교회가 되기를 추구하고 체질 개선을 해서 21세기를 준비했더라면 그리스도의 재림이 훨씬 앞당겨 졌을 것이다.
현실이 너무 힘들다. 목사로서 내 자신의 모습이 왜 이토록 초라한가? 이 세상에서 교회의 존재 가치가 이렇게 살아질 수가 있단 말인가? 이젠 더 이상의 희망이 없는 듯하다.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밖에는....
(컴퓨터 음악으로 “내 구주예수 어느 때에 오실까” 찬미가 흘러나온다)

- 무대가 어두워지고 음악이 고조되면서 그리스도의 재림과 관련된 영상이 비춰진다. 신목사가 기도하는 곳에 스폿 조명이 비춰지고 재림의 장면이 상영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대총회 북아태지회 한국연합회 성경통신학교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한국연합회 선교부 | 고유번호증번호: 204-82-62040 | 대표자: 강순기 | 부서장: 신광철
Copyright © 2014 안식일학교·선교부 All rights reserved.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