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금인간 > 안교순서

본문 바로가기

운영진
x

안교순서 보기

안교순서

도금인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안식일학교 작성일08-04-16 13:41 조회4,235회 댓글0건

본문

성 극
도금인간
(극본: 정성진)

◆ 극중배경: A.D. 30년경 예루살렘
A.D. 52년경 빌립보

◆ 등장인물:
우르바노(주인공)
사라(우르바노의 애인)
요게벳(우르바노의 어머니)
로마군 1, 2, 3, 심문관
바울, 실라
가야바, 제사장
관원, 주인, 루디아
전령, 연금술사, 창녀, 죄수
mob scene에 등장할 군중들(10명 정도)

◆ 소도구: 가마솥, 집게, 금덩이, 책상 1개, 의자 3개, 연금술사의 책, 두루마리, 귤 30여개, 창 3개, 빵, 낡은 십자가, 모닥불 그림, 돈주머니, 술병, 술잔, 채찍, 차꼬(2인용), 작은 칼, 등불, 작은 신상

◆ 무대구분: 무대를 무대①과 무대②로 분할한다. 롱핀도 2개면 더욱 좋다.

◆ 무대장치: 무덤 그림(무덤 문 따로 제작), 감옥의 큰 벽돌들

◆ 기호설명: E>는 효과음이나 녹음소리, M>은 음향과 배경음악
(* 테이프 ①은 음향과 배경음악용으로 테이프②는 1막 4장용으로 따로 제작하십시오.)

◆ 참고할 곳: 마 28장, 행 16장, 시대의 소망 81장, 사도행적 21장

◆ 덧붙이는 말: 이 희곡은 성경상의 이야기를 근거로 하여 작자의 상상력을 가미시켜 창작하였음.
제 1 막

(무대 ②. E>까마귀 소리. 조명이 켜지면 연금술사가 열심히 가마솥에서 실험하고 있다)

연금술사: (노래 ‘난 멋진 사나이’(대충 작곡할 것)를 부르다가 집게로 금처럼 반짝이는 것을 들어 보이며) 어디, 보자...(유심히 관찰한 후) 헤헤헤헤. 또 틀렸어. 뭐가 잘못되었지?
(책을 들여다보며) 흠... 제대로 했는데... (비장한 투로) 아무래도 이것은 불가능이란 말인가? (관중을 이제서야 의식한 듯) 앗! 너희들은 누..누구냐? (유심히 관중들을 쳐다본 뒤 뒤통수를 두드리며) 아 - 아, 너희들은 관중들이구나. 맞아. 난 지금 자네들에게 대사를 하기로 되어있었지. 내 정신 좀 봐. 헤헤헤. (앞으로 나오며) 에헴! 난 불가능에 도전하는 인간이야. 불가능한 일은 인간에게 무한한 도전을 던져주지. 난 인공적으로 금을 만드는 방법을 찾는 이 시대의 선구자요 개척자인 (자기도 웃긴다는 듯) 헤헤 연금술사야. 많은 나의 동료들과 나는 금을 만들어내길 원하고 있지. (고개를 떨구며) 그러나 그것은, 그것은 불가능이었어. 신은 우리들이 그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고 싶지 않나봐. 아마도 금을 만들게 된다면 세상은 뒤죽박죽이 되겠지. 바로 신은 그 점을 걱정했을 꺼야.(눈을 반작이며)그러나, 금이 아닌 것을 금처럼 보이게는 할 수 있게 되었지. 이른바 도금술이라는 거야. 진짜 금이 아닌데 금으로 보이게 할 수 있는 기술. 멋지지 않아? 도금한 반지나 목걸이로 돼지같은 귀부인들의 눈을 속일 수 있다는 이 사실이? 헤헤헤. (심각한 표정) 인간들은 자기가 황금같이 중요한 위인이 되기를 원하지. 그러나 모두가 황금이 될 수는 없는 법. 자기의 그릇에 맞게 삶을 살아나가야 해. 그러나 많은 자들이 자신에 모습에 도금을 한 작자들이 있지. 자기의 위치를 망각하고 신의 영역에 침범하려는 자들. 진짜 자기를 숨기고 세상적으로 인정받는 부와 명예와 권력이라는 것으로 도금한 자들. 진리를 숨기고 거짓으로 도금하여 자기를 지키는 자들. 그런 자들이 이 세상에는 가득하지. 그러나 진짜 황금이 아닌 이상, 그것들은 가짜임이 판명되어 속은 자를 분노케 만들지. 그리고 그 도금이 언젠가는 벗겨지게 된다구. (강조하는 어조) 반짝인다고 다 금이 아니야. 반짝이는 것 중에는 진짜 금도 있고 도금도 있다는 사실. 다시금 말하는데 반짝인다고 모두, 모두 금이 아니야! 으하하하!

(조명 꺼진다)
제 1 장: 서기 50년, 빌립보 심문실

(무대 ①. 조명이 켜지면 탁자 1개와 의자 2개가 놓여있고 투구 벗은 우르바노 책상에 엎드려 있는다. E> 어디선가 고문으로 인하여 지르는 비명소리가 들린다. E>감옥문을 3-4개 여닫는 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교차된다)

심문관: (두루마리를 낀채 등장한다) 2052번!
우르바노: ...
심문관: 2052번, 우르바노! 똑바로 앉도록!
우르바노: (힘없이 바로 앉는다)
심문관: 내 전용 고문실, ‘파멸의 방’에 온 것을 환영한다. (손뼉을 3번 친다.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앉은 뒤 주머니에서 꺼낸 오렌지(귤로 준비) 하나를 까서 쩝쩝소리를 내며 먹는다) 그나저나 귀관이 왜 여기에 불려온 줄은 아는가?
우르바노: (힘없이 고개 끄덕인다)
심문관: 음, 시위대 대장이 이야기 했나보군. (다리를 내리며) 어험, 내 이름은 블레곤. 제 2 연대소속의 심문관이지. 나에게 서툰짓 했다가는 국물도 없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게. 사실대로 정확하게 군인의 의무를 다하여 이야기 하도록. 자, 그러면 시작해 보실까? (두루마리를 펼치며) 귀관의 이름은?
우르바노: (담담하게) 우르바노. (심문관 대조하며 두루마리에 약간 적는다)
심문관: 나이는?
우르바노: 43세.
심문관: 직책은?
우르바노: 빌립보 보병 제 6 군단 제 3 연대 천부장.
심문관: 부모님의 국적은?
우르바노: 아버님은 로마시민. 어머님은 ...
심문관: 어머님은?
우르바노: (망설이다가) 어머님은 유대인.
심문관: 유대인? 허허, 그랬군. 그래도 귀관은 로마시민권이 있었겠구만.
우르바노: 그렇소.
심문관: (자랑스러운듯) 영광스러운 로마군에 입대한 나이는?
우르바노: 아마 23세였을거요.
심문관: 로마군에 지원한 동기는 무었이었나?
우르바노: 동기?
심문관: 그렇소. 로마군에 지원한 이유라든가 목적같은 것 말이오.
우르바노: 로마군에 지원하게된 동기라... (천정을 쳐다보며) 허- 퍽 오래 되었군요. 내가 로마군이 된지도... (조명 꺼진다. M>회상으로 들어가는 것 암시하는 음악)

제 2 장: 서기27년, 예루살렘 우르바노의 집

(무대 ②에 의자가 3개 놓여있고 로마군 1,2와 우르바노 앉아있다)
(불이 켜지면 로마군 1,2 우르바노 모두 크게 웃고 있다)

모두: 으하하하. 배꼽 잡는구만! 하하하.
로마군 1: 게다가 말이야 그 돼지코로 킁킁 거리면서 ‘다음주까지 완성할테니 킁 한번만 봐 주십 킁 시요’ 하더라구. 하하하.
로마군 2: 그래서 내가 안 된다고 하면서 위협하니까, 아라비아산 옷을 챙겨주면서 봐달라는 거야. 그 영감탱이는 갑옷 제작 기한이 다음 주까지인지 알면서도 우리가 오늘까지라고 우기니까 잘못했다며 옷을 공짜로 준거라고.
우르바노: (할 수 없이 맞장구치며) 너희들 수단 좋구나.
로마군 1: 그 정도야 보통이지.
로마군 2: 하여튼 유대인이라는 놈들은 하나같이 돼지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나 풍기는 놈들이야. 그런 놈들에게는 매가 약이라고. 맞아야 정신을 차리니 원, 하하하.
우르바노: ...
로마군 1: 게다가 랍비며 바리새인이라는 작자들. 배는 불쑥 나와 가지고 로마에 아첨하면서 자기 종족들의 피를 빨아먹고 있지 않은가?
로마군 2: 맞아. 자기들의 신전에 시장을 차려서 뒷돈이나 챙기고 돈 주고 직책을 사고. 하여튼 유대인은 어쩔 수 없는 민족이야. 속국의 상황에서도 지도자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 우리 대로마제국의 지배 받는 것이 당연하지.
우르바노: (정색을 하며 일어선다) 그...그래도 시카리라는 자객이나 열심당, 이두매인들이 우리 로마군을 습격하여 위협을 주고 있지 않은가? 며칠 전에도 제 3 분대가 당했지 않았나? 그들은 힘을 기르고 있어.
로마군 1: 그래.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런 소규모의 지하운동으로 대로마 제국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지. 윗물이 썩어있는 상태에서 애숭이들이 뛰어봤자야.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지.
우르바노: 하지만 빗물이 바위를 뚫을 수도 있어.
로마군 2: (일어서며) 아니, 우르바노 오늘 따라 유대인을 이해하려고 드는 이유가 뭔가?
로마군 1: 아니야. 전에부터 우르바노는 유대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정색을 했었어.
우르바노: 자, 이제 집으로들 돌아가게. 사라와의 약속이 있으니...
로마군 2: 오 - 사라. 그 유대인 여자 말인가? (이제야 알겠다는 듯) 아하, 알만하군. 유대인을 이해하려고 하는 이유를 알만해. 하하하. 우르바노, 사랑이 아무리 좋지만 사랑에 눈멀어서 현실을 부인하지는 말게. 역사와 현세를 보면 이 세계는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게 되어 있는거라네. 그리고,(강조) 그것이 신의 뜻이고. (로마군 1에게) 자, 우린 가세.
로마군 1: 좋-은 시간 보내게.(로마군 1,2 퇴장)
(우르바노 고민에 잠긴듯 서서 왔다갔다 한다. 이때 요게벳 등장한다)
요게벳: (등장하면서) 얘야, 친구들은 갔니?
우르바노: (놀란듯) 아! 예. 다들 갔었요.
요게벳: 자주 오는 걸 보니, 그 두 아이가 가장 친한 친구인가 보구나.
우르바노: (시무룩한 채로) 예.
요게벳: 우르바노야, 어디 불편하니? 안색이 안좋구나.
우르바노: 아니예요, 어머니. 아무것도 아니예요.
(이때 사라 즐거운 표정으로 등장한다)
요게벳: 오, 사라 왔구나.
사라: 안녕하셨어요, 어머님. 우르바노, (윙크 보내며) 저 왔어요.
우르바노: 응... 왔구나.
요게벳: 오늘은 더 아름다워 보이는 구나.
사라: 아이, 어머님도 별 말씀을 다하세요. 그나저나 우르바노, 친구들이 집에 왔었나보죠? 오다가 길에서 보았어요.
우르바노: (퉁명스럽게) 응
사라: 어제는 어머니와 집정관님의 포도원에서 포도를 땄어요. 포도송이가 제법 큼직해졌더라구요! 그 큰 포도를 따느라고 제 손은 온통 포도물이 들어 향긋하게 됐어요. 한번 보세요! (우르바노 앞에 손을 들이댄다)
우르바노: (고개를 돌린다)...
사라: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계속하여 이야기한다) 사실 그 포도원 주인님은 저희 집에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분이세요. 저희들은 꿈꿀 수도 없는 은혜를 거저 받는 거지요...
우르바노: (따지듯) 그게 왜 거저지? 사라는 그 배불뚝이 로마 집정관의 포도원에서 일주일에 이틀 노동을 해주잖아! 그 댓가를 받는 것은 당연하지...
사라: 아니예요! 그것은 제가 그냥 고마워서 해 드리는 거예요.
우르바노: 그런 멧돼지 같은 녀석의 집은 이제 가지도 마! 아마, 사라의 아버님이 살아계셨으면 그 녀석의 집엔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하셨을 꺼야.
사라: (울쌍이 되어) 우르바노, 어디 편찮으세요? 오늘따라 이상해요.
우르바노: (신경질적으로) 아무것도 아니야. 제발 날 좀 내버려둬.
요게벳: 우르바노,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우르바노: 어머니는 모르시면 좀 잠자코 계세요.
요게벳: (직감을 한듯) 얘야... 친구들이랑 말다툼했니? 응?
우르바노: ...
요게벳: 싸운 것 같구나. 뭣 때문에 그랬니? 그들과 싸우면 똑같은 사람이 되는 거라고 내가 누누이 얘기하기 않았니? 아무리 시비를 걸더라도 참는 것이...
우르바노: 참아요? 그 자식들이 우리 유대인을 농락하고 내 앞에서 유대인을 무시하는데도 참아야 되나요? 그 얘들은 내가 유대인의 피가 섞인 줄 모르고 있어요. 천부장이셨던 아버지의 혈통을 이은 로마인으로 안단 말이예요. 어머니가 유대인인줄 모르고 제 앞에서 유대인을 멸시했어요. (주먹으로 의자를 내려친다) 어머니, 제가 얼마나 답답했겠어요?
사라: (울먹이며) 우르바노, 그래도 당신은 로마 시민권이 있어서 멸시는 안 받잖아요. 우리 동족들은 얼마나 고통을 받겠어요. 흐흐흑.
요게벳: 우르바노, 애초에 네가 로마군인에 지원할 때 내가 그랬지 않았니. 얘야, 지금이라도 그만 두고 평범하게 살자구나. 우리의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이렇게 버리지 않으신다. 예언대로 메시야가 오시면 우리를 로마와 이 모든 어려움에서 해방시키시고 시온을 회복하실 거야.
우르바노: (벌떡 일어서며) 메시야요? (흥분조로)그 얼어 죽을 메시야는 도대체 언제 오는거죠? 셀레우코스와 톨레미 사이의 전쟁터로서 이 땅이 왜 계속 밟혀와야만 했죠? 지난 몇 백 년 동안의 애굽과 로마의 통치 아래서 우리는 얼마나 더 메시야를 기다려야 하는 거죠? 예? 악의 무리인 로마를 한 천년후 우리 민족이 다 진멸된 후에나 심판하실 건가요?
요게벳: (잔잔하지만 확신있는 투로) 하나님은 그분 자신의 시간표가 있으시단다. 그분의 시간을 우리는 기다려야해.
우르바노: 그만 두세요, 어머니. 그 시간표는 분명 무슨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마냥 기다릴 수는 없어요. 이론에 그치기보다는 실천을 해야 돼요. (조금 있다가) 어머니, 사라, 조금만 있으면 파수대장이 될 것 같아요. 제 밑에 20명의 부하를 거느리게 되죠. (눈빛이 반짝이면서) 드디어, 제 꿈이 이뤄지기 시작한거예요.
요게벳: 꿈... 꿈이라니?
우르바노: 어머니, 전 어머니의 무릎에서 우리 조상들과 사사들과 선지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꿈을 꾸었어요. 막연히 훌륭한 사람이 되야겠다는 꿈이었죠. 아버지가 안 계신 저로서는 어머니가 저의 유일한 사상가이셨죠. 그러던 어느 날 메시야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전 생각했어요. ‘도대체 메시야는 언제 오시는 것인가? 누가 메시야가 되는 것일까? 어떻게 이 민족을 구할 수 있는가? (조금 후) 그래. 우리 민족을 구하는 길은 힘을 기르는 것이다. 대제국 로마. 비록 악의 무리이지만 방법적인 면에서만 그들의 힘을 역이용하여 구해야 한다.’ 어머니, 전 힘을 가지고 싶었어요. 그래서 로마군이 된거예요. 밤낮 앉아서 성경만 연구하기보다는 지하에 숨어서 쫓겨다니며 저항운동을 하기보다는 백부장, 천부장, 군단장이 되어서 이 민족을 구할꺼예요. 그리고 유대를 세계 최강국으로 만들거예요. 우리 민족의 염원대로... 전 메시야를 기다리기 보다는 거대한 힘을 길러서 메시야가 되겠어요. 참 인간이 되기 위해서 목력투쟁을 하겠어요. 아니, 그보다 더 큰 나인 이 나라와 이 민족을 위해서요.
요게벳: 우르바노, 그..그게 무슨 말이니? 얘야, 신중히 생각하거라. 모세도 세속의 힘으로 우리 민족을 구하고자 하였지만, 80세가 되서야 하나님의 힘으로 지도자가 되어 민족을 구했다. (간절하게) 우르바노, 세속의 힘으로는 이 민족을 구할 수 없어.
우르바노: 전 모세와는 달라요. 근본적으로 다르다구요. 그는 작은 일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서 애굽인을 죽였지만, 전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어요. 저는 제 자신으로부터 확신의 음성을 들었어요. 이 민족을 내 힘으로 구할 수 있다는. 하나님의 목소리였어요. 어머니, 사라, 조금만 기다리세요. 조금만 참으세요. 이 민족의 구원의 날은 반드시 이 우르바노의 손을 통하여 이룩될 것입니다. (주먹을 쥐며) 반드시.
(조명 꺼진다. M>비장한 분위기의 음악)

제 3 장: 서기 50년, 빌립보 심문실

(무대 ①. 제 1 장과 같은 무대장치. 불이 켜지면 책상에 오렌지 5개 정도의 껍질이 쌓여있고 우르바노 게걸스럽게 빵을 먹고 있다. 심문관 두루마리를 낀 채 등장한다)

심문관: (등장하며) 오! 식사중이구만. 아주 맛있게 먹는군. 빌립보의 빵은 매우 맛있지. 특히 이 ‘파멸의 방’에서 먹는 빵은 더욱 그렇지. 하하하. 아 - 그나저나 귀관의 기록을 살펴보니 (경멸조로) 눈부시는 훌륭한 공적들과 함께 아주 재미있는 기록이 있더군.
우르바노: (잠깐 쳐다보았다가 관심 없다는 듯 계속 먹는다)
심문관: 자네 한 20년 전의 업무과실을 기억하나?
우르바노: (먹는 것을 멈추고 자기에게 말하듯) 그것은 과실이 아니었어.
심문관: 호, 그런가? 기록엔 이렇게 되어있군. 잘 들어보게. ‘티베리우스 제위 17년, 예루살렘 제 27 파수대 대장 우르바노는 유대교 이단 지도자의 무덤 파수 근무 중 업무과실로 그 추종자들에게 시체를 도둑 맞았음. 하지만 총독의 특명으로 면책됨’
우르바노: ...
심문관: 이런 과실이 있는데도 천부장이 된 것을 보면 무척 흥미롭군. 훌륭한 공적이 이 과실을 덮어주었나 ,아니면...
우르바노: 아니면?
심문관: 아니면 그 교활한 수법으로 뇌물을 먹여 승진하였나?
우르바노: (소리치며) 블레곤! 나를 어떻게 보는거야?
심문관: 하하하. (오렌지를 하나 꺼내어 까면서) 내 앞에선 다 똑같은 죄인일 뿐이야. 자리가 사람의 성품을 대변하지는 못해. 부정 척결면에서 자네의 과실에 대하여 짚고 넘어가야겠네.
우르바노: (머리를 쥐어뜯으며) 옛날의 과실로 나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아줘.
심문관: 자네의 목숨은 내 손에 달려있어. (잔인한 투로) 만약 자네가 비협조적이라면 극형에 처할 수도 있지. 자, 사실은 드러나야 하는 법! 내가 이 사실을 밝혀야겠다고 생각한 이상 더 은폐할 수 없을걸.
(회유하듯) 약속하건데 이것 때문에 판결에 변동이 생기지 않도록 내 힘써 보도록 하겠네. 사실 조사에만 그치자구. (오렌지 한 조각을 먹으며) 음, 이거 참 맛있군!
우르바노: 그것은...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었어. (절규) 난, 난 깨끗해!
(조명이 꺼진다)

제 4 장: 서기 30년, 예루살렘 성 밖과 총독관저

(무대 ②. 낡은 십자가가 서있다. 적색 조명과 청색 조명이 현란하게 켜졌다 꺼졌다 한다)
(M> 긴장감이 감도는 음악 E>이 부분은 녹음된 목소리로 진행)

빌라도: 내가 그리스도라 하는 이 예수를 어떻게 하여야 하겠는가?
폭도들: (엇갈리게) 십자가에 처형하소서! 십자가에 못박으소서!
(E>날카로운 채찍소리. 채찍소리후 M> ‘그때 그 무리들이’. 십자가를 황색조명으로 비춘다)
폭도1: (거친 목소리) 자칭 유대인의 왕의 저 처참한 모습을 보라! 하하하! (E>여인들의 울음소리)
예수님: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 (M> ‘그 때 그 무리들이’ 그치고 E>둔탁한 망치소리 한쪽에 3번씩 3번. 적색조명으로 십자가를 비춘다)
폭도2: (비꼬는 음성) 예수! 내려와 보게. 내려와서 그 알량한 입술로 예루살렘 성전을 헐고 사흘만에 짓겠다고 떠벌려봐!
예수님: ①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②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요한, 보라 네 어머니라.
(쉰 목소리로) ③ 내가 목마르다.
강도1: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생각하소서.
예수님: ④ 내가 오늘날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E>심장 박동소리. 적색 조명이 마치 심장이 뛰듯 켜졌다 꺼졌다 한다)
(처절하게) 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비장하게) ⑥ 다 이루었도다.
⑦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E>휘장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무대 ②의 조명이 꺼진다)
(무대 ①. 무덤장치가 되어 있고 조명은 약간 어둡다. M>조용한 음악. 로마군1,2,3 이 지키고 있다. 우르바노 등장하자 로마군 1,2,3 머리를 숙이며 오른팔을 굽혀 들어서 인사한다)

우르바노: 수고들 하는군! 이상 없나?
로마군 2: 예! 아무 이상 없습니다.
우르바노: 출장을 갔다가 지금 도착하여서 정신이 없다. 그나저나 누군가가 이 사형수의 시체를 훔쳐간다는 소문이 있더구만?
로마군 3: 예! 그래서 입구의 돌을 줄로 감아 고정시키고 인봉까지 하였습니다.
우르바노: 좋았어. 계속 경계를 늦추지 않도록!
로마군2,3: 예!
우르바노: (로마군 1을 가리키며) 자넨 잠깐 나와 이야기 좀 하세. (로마군1, 가까이 온다) 이 병력 동원을 도대체 누가 부탁했는데 내가 없는데도 배치되었나?
로마군 1: 예, 유대 종교지도자들이 빌라도 총독 각하에게 부탁한 것 같습니다.
우르바노: 그들이 왜?
로마군 1: 예수라는 작자가 살아있을 때 자기가 죽었다가 사흘 만에 부활한다고 말했답니다.
우르바노: 말도 안 되는 소리!
로마군 1: 제사장들도 부활은 말도 안 된다고 하면서도, 혹시 저 예수의 제자들이 시체를 훔쳐간 뒤 부활했다고 거짓말을 하면 더 큰 혼란이 생길 것이라는 주장을 하여서 빌라도 총독께서 파수대를 배치시키신 것입니다.
우르바노: 겁쟁이들 같으니라구. 알겠네. 보자, 오늘이 토요일 밤이지? 흠, 나도 오늘 여기서 같이 밤을 지새도록 하지.
로마군 1: 그러실 필요까지...
우르바노: 아니야. 오랜만에 철야보초를 서보고 싶네.
(로마군 1,2,3 서있고 우르바노 바위 위에 앉는다)
우르바노: (독백) 암흑이 짙군. 마치 태초의 암흑 같군. 빛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하기야 이 세상도 어두움 뿐인걸. 예수... 암흑 같은 이 세상에 혜성처럼 나타나 한 시대를 풍미한 존재. 엄청난 충격을 주면서 인기를 한 몸에 누렸었는데... 결국 튀어나온 못은 두드려 맞게 되는 것일까? 우리 어머니께서 그리도 좇아다니셨는데... 한 때는 메시야같은 능력을 행사하여 기대를 걸었지만... (일어서며) 흥! 예수는 혁명과 독립에 대한 아무런 의지도 없었지. 나약한 소리만 골라서 했어. ‘원수를 사랑하라?’ 말도 안되지. 그러니까 십자가라는 수치스러운 죽음을 당하고 만거야. 역시 혁명을 위해서는 이론이 아닌 실천력, 힘이 필요해. 힘! 바로 힘이야!
(E>땅이 흔들리는 소리. M>신비한 음악. 갑자기 조명 환해진다)
로마군 2: 으악! (창을 놓으면서 눈을 가린다) 뭐... 뭐야?
로마군 3: 따..땅이 흔들린다! (로마군 3 쓰러지고, 무덤 문이 열린다)
로마군 1: 저..저기 봐! 무덤문이, 무덤문이... 으, 눈부셔! (쓰러진다)
우르바노: (주저앉으며) 도..도대체 무..무슨 일이야? 저..저것은? (눈가리며 쓰러짐)
(무대에서 관중석쪽으로 조명을 비추어 무대를 바로 볼 수 없게 하여 부활의 장면을 연상케 한다. 큰 선풍기로 바람을 일으키며 종이를 날리면 더 실감이 날 것이다)
천사: (음성으로만) 하나님의 아들이시여, 나오소서! 당신의 아버지께서 부르십니다.
예수님: (음성으로만) 나는 부활이요, 생병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M>그친다. 다시 어두운 조명으로 바뀐다)
로마군 1: (뒤척이다가 가까스로 일어서며) 아, 사..사라졌다. 무엇이었을까? 파..파수 대장님, 괜찮으십니까?
우르바노: (일어서며) 으..음, 난 괜찮다. (로마군2,3 을 흔들면서) 어디 다친 곳은 없는가?
로마군2,3: (일어서며) 예. 괜찮습니다.
우르바노: 각자 무기와 무덤 주변을 점검하도록!
로마군 1: (무덤에 들어갔다 나오며) 대장님! 큰일났습니다. 시체가...시체가 사라졌습니다.
우르바노: 뭐야? (무덤으로 달려들어간다. 나오면서) 이..이럴수가... (로마군2,3도 들어갔다 나온다) 사..사라졌다. 아까 그 귀신 같던 모습이 바로...
로마군 1: 그 모습은 예수임에 틀...틀림없습니다. 그..그가 살아난 거예요.
우르바노: 분명 그 제자들이 와서 이렇게 할 수 없었을꺼야.
로마군 2: 맞습니다. 수의가 다 개켜 있는 것을 보면 확실해요. 만약 제자들이 시체를 훔쳤다면 수의를 개킬 시간도 없었을텐데.
우르바노: 이...이럴때가 아니다. 어서 총독에게 가자!
(로마군1,2,3 우르바노를 따라서 나간다. M>긴장감이 감도는 음악)

(무대 ②. 조명이 켜지면 왼쪽에 가야바와 제사장 등장. 오른쪽엔 책상이 놓여있다)
가야바: 샬롬! 안녕히 주무셨소?
제사장: 물론입니다. 입안에 가시가 없으니, 어제 안식일도 은혜로웠고 잠도 꿀송이처럼 달더군요. 브라이드리온에서의 민중의 승리는 큰 추억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허허허.
가야바: 자, 이제 예수를 처단했으니 민심을 수습하고 우리의 입지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추되었던 우리의 명예를 되찾아야 해요.
제사장: 예수의 교훈을 잊어버리게 하기 위해선 그 제자들도 잡아들여야 할텐데... 참, 그 가룟유단가 하는 유능한 청년은 자살을 했다는 군요. 그래서 그 시체가 갈바리로 가는 길에 있었다고...
(이 때 우르바노와 로마군1,2,3 급히 걸어가다가 가야바와 마주친다)
가야바: 오, 파수대 여러분, 이 아침에 무슨 일로 그리도 급히 가십니까?
우르바노: 안녕하십니까? 헉헉...
제사장: 오! 우르바노 파수대장 아니요? (부드럽게) 무덤 주변 경비에는 문제가 없소?
우르바노: 저...말씀드리기 죄송하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가야바: 뭐라고요? 문제?
제사장: 대체 무슨 문제요? 예수의 제자들이 시체를 훔치러 오기라도 했단 말이요?
우르바노: 그게 아니고...
로마군 1: 대장님,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말씀드릴 것은 파수 대장님은 아무 과실이 없다는 것입니다.
제사장: 답답들 하시오. 무슨 일인지 빨리 말하시오!
로마군 1: 오늘 새벽 무덤을 지키고 있는데 빛나는 옷을 입은 사람이 눈부신 빛 가운데서 나타났습니다. 땅도 마구 흔들렸고 우리들은 너무 눈이 부셔서 엎드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때 빛나는 옷을 입은자가..
가야바: 빛나는 옷을 입은 자가... (주변을 살펴보며) 자, 자 이러지 말고 방에 들어가서 이야기 합시다. 어수선하니... (반대편으로 모두 이동) 계속 이야기 해보시오.
로마군 1: 예, 그 빛나는 옷을 입은 자가 굵은줄로 묶인 인봉된 무덤의 입구를 마치 조약돌 다루듯 굴려버렸습니다. 그리고 뭐라고 말하니까 무덤안에서 그 예수가 나왔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놀랬고 빛과 말할 수 없는 힘이 강력하여 대항은 커녕 모두가 다 실신하여 일어나지도 못했습니다.
제사장: 어떻게 그런 일이...
로마군 2: 저희도 고된 훈련으로 단련된 몸이지만 그런 신비한 힘은 이겨낼 수가 없었습니다.
로마군 3: 분명히 예수가 부활한 것 같습...
가야바: (화를 내며) 말을 조심하시요. (침묵 후) 그 무덤 안엔 아무것도 없었습니까?
로마군 1: 예. 개켜진 수의 외엔 없었습니다. 아주 잘 정리된 상태로...
우르바노: 제 부하들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이 사건은 불가항력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럼, 이만 저희는 빌라도 총독에게 보고를 해야 하기에 가겠습니다.
(우르바노와 로마군1,2,3 나갈려고 한다)
가야바: 자..잠깐! 잠깐만 기다리시오.
우르바노: 왜 그러십니까?
가야바: 이대로 보고가 되고 이대로 백성에게 이 사건이 알려진다면 이 도시는 이때까지 없었던 큰 혼란을 맞게될 것이요. 이 도시를 위하여 로마를 위하여, 그리고 나와 당신들을 위하여 대책을 간구해야하오. 잠시만, 잠시만 기다리시요.
(제사장 1과 한쪽에서 이야기 한 후 다시 온다)
제사장: 잘 들으시오. 그 예수는 마술을 부리는 이단 지도자였소. 아마 그의 제자들도 마술을 할 줄 알 것이요. 그러니까 당신들이 본 것은 마술로 꾸며낸 환상입니다. 그의 제자들이 당신들을 마술로 속인 것이요.
우르바노: 마술이라구요? 죽었던 사람이 살아났는데도요?
제사장: 그 이단자는 분명 죽기 전에 제자들에게 다 지시했을 것이요.
가야바: 자! 자! 서로를 위해서 약속을 맺고 이렇게 합시다.
우르바노: 어..어떻게...
가야바: 당신들이 소문을 퍼뜨리시오.
우르바노: 무슨 소문을...
제사장: 그러니까 당신들이 자는 사이에 예수의 제자들이 예수의 시체를 품쳐갔다고 광장과 시장 거리를 다니면서 말하시오. 사례를 서운치 않게 해 드리이다.
우르바노: 근무 중에 자는 것은 군법에 의하여 사형에 해당합니다. 말도 안돼요. 우린 잔 일도 없었단 말입니다. 목숨을 건 거짓말은 할 수 없어요.
제사장: (책상에서 돈자루를 꺼내어 주면서) 자, 여기들 있소. 아마도 넉넉한 돈일 꺼요. 눈 딱 감고 받아두시오. 그리고 당신들이 경비 중에 잔 것에 대한 문책이 돌아가지 않도록 우리가 빌라도 총독에게 잘 말씀드리리다. 어짜피 당신들이 잠자지 않았다고 해서 당신들의 과실은 간과되지 않을 테니,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해주시오.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해준다면 절대로 손해 보는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요. 나의 명예를 걸고 맹세하리이다.
우르바노: 당신의 명예?
가야바: 당신들이 수행할 일로 인해서 로마는 더욱 굳게 될 것이요. 파수대장 어떻소?
우르바노: 나와 부하들만 무사히 보호해 준다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왠지 꺼려지는군요. 진실을 왜곡한다는 것이...
가야바: (신경질적으로)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줄 어떻게 압니까? 당신이나 우리나 뭐가 진실인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 아니요? 예수가 부활했다고 당신들이 얘기해 보시오. 아마도 당신들은 미친 사람으로 취급받을 것이요. 사람들에게 부활보다는 우리들이 상의한 내용이 더 믿을만하게 들릴 것이요. (부드럽게) 안 그렇소?
우르바노: 그렇긴 그렇지만...
가야바: 파수대장, (우르바노의 손을 덮석 잡는다)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요. 이번 일만 잘 마무리 되면 내 당신을 백부장으로 적극 추천하리다. 당신은 나와 같이 야망이 있는 사람 아니요? 그러니 이번 일만 잘 성사시키시오.
우르바노: (한참을 생각한 뒤 고개를 끄덕이며) 좋습니다.
가야바: 고맙소. (손을 잡으며) 우리 서로를 위해서 최선을 다합시다.
제사장: 부탁하오.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그리고 널리 퍼뜨리시오. 당신들만 믿소. (가야바와 제사장 1 퇴장한다)
로마군 1: 대장님...
우르바노: 잘 들어라. 우리 모두를 위한 길이다. 부탁 받은 대로 너희는 나가서 업무를 수행하라. 나머지 병사들에게도 잘 설명하고 돈은 똑같이 분배하도록 하라. 그리고 이것은 우리만 아는 것으로 하기를 바란다.
로마군들: 예 (퇴장한다)
우르바노: (독백)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올바른 것인가? 일단은 허락하였지만 생명유지, 안전, 백부장 제안 때문에 사실일 수도 있는 일에 대하여 돈을 받고 헛소문을 퍼뜨리는 것은 아닐까? 괴롭다. 나의 양심도 멍들고 있는 것일까? 예수, 그 작자 때문에 무척 내 자신이 흔들리는 것 같다. (조금 걸어간 뒤) 어둡다. 빛을 본 이후로 암흑을 봐서 그런지 더욱 어둡게만 느껴진다. 우리 민족의 지도자들이 저렇게 나약하다니... 자신들의 명예와 권력 유지를 위하여 한 가닥 남아있는 양심과 수치심을 버리는구나. 아- 이 민족을 구원할 수 있을까? 설사 내가 구원하더라도 저런 썩은 사상을 가진 기존세력들을 어떻게 하지? 저들이 참 유대인 정신을 되찾아야 할텐데. (조금 걸어간 뒤) 진정 메시야는 세속의 힘으로는 탄생시킬 수 없는 것인가? (조금 생각한 뒤) 아니야. 내 속에 있는 확신을 흐트려 뜨리지 말자. 먼저는 나의 안전을 위하여 이 일에 대하여는 괴로워하지 말자. 그리고 힘, 힘을 길러야 돼. 저 지도자들도 실질적인 무력과 힘이 없기 때문에 정권유지를 위해서 로마와 결탁하고 술수들을 쓰는 거야. 그래,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힘을 비축하고 길러야 된다. 힘만이 이 민족을 구하는 길이요 역사를 창조할 수 있는 원동력이야. 이번 일만 잘 마무리 되면 나를 백부장으로 추천해준다고 그랬지? 그래, 어떻게 보면 이번 일이 기회일지도 몰라. 하나님, 저에게 이 민족을 구할 기회를 주소서. 기회만 주신다면 전 해 낼 수 있습니다. 이 젊음과 생명을 다 바쳐서라도 해 낼 것입니다.
(조명 꺼진다)

제 5 장: 서기 50년, 빌립보 심문실

(무대 ①. 제 1 장과 무대장치는 동일하다. 조명이 켜지면 책상에 오렌지 껍질이 매우 수북히 쌓여 있다. 심문관은 오렌지를 먹으며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있고, 우르바노는 힘없이 앉아 있다)

심문관: 백부장에 임명된 때는 언제인가?
우르바노: 35세.
심문관: 호, 무척 빠른 진급이군. 실력도 있는데다가 천부장인 아버지의 후광의 덕을 많이 봤나보군. 41세에 천부장이 되었지?
우르바노: 지금부터 2년전이니 맞을꺼요.
심문관: 예루살렘에서 빌립보로 오게 된 경위는?
우르바노: 제 6 군단 중 제 2,3 연대의 이동에 따라 오게 되었소.
심문관: 횡령 금액과 횡령 경로는 어제 조사한 것이 전부 다인가?
우르바노: 그렇소. 더 이상 할 말도 없소.
심문관: 됐소. 지난 며칠간의 심문에 답하느라 수고 많았소. (일어선다) 참, 빌립보산 오렌지 하나 먹겠소? (껍질더미를 가리키며) 나 혼자만 너무 많이 먹은 것 같구만.
우르바노: 됐소.
심문관: 요놈의 오렌지는 참 신기하단 말이야. 껍질은 황금색인데 속은 황금이 아니란 말이야. 오렌지가 다 금이라면 이 유명한 금생산지 빌립보는 더 부유해질텐데... 안 그렇소? 하하하. (일어서며) 자, 당신 방으로 갑시다.
우르바노: 자..잠깐만. 난, 난 어떻게 되는거요?
심문관: 글쎄...다행히 실형은 면할 것 같은데...
우르바노: (약간은 기쁜듯) 그렇다면 석방인가요?
심문관: 석방은 석방인데... 뇌물수수 혐의와 공금횡령은 분명히 간과할 죄가 아니오. 특히 그 금액을 고려해 볼 때, 군인 사회에서는 용서할 수 없는 것이오. 아마도 좌천이나 파면을 당할 것 같소. 자, 갑시다. (먼저 나간다)
우르바노: 좌천... 파면... 오- 안돼! 파면... (움츠러들며) 나의 꿈을 무너뜨리려고 다가오는 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공중에 헛팔질을 하며)오지마! 저리가! 저리 가란 말이야. (울면서) 어어어 (한참 뒤에) 오- 하나님, 어찌하여, 어찌하여 저를 내버려두십니까? 당신의 백성을 구하고자 한 일로 저의 꿈을 무참히 밟으실 참입니까? 살아계시다면 저의 꿈을 무너뜨리지 마시고 이뤄주소서. 주여!
(막 내린다. M>바하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파이프 오르간곡)

제 2 막

제 1 장: 서기 52년, 빌립보 우르바노의 집

(무대 ①. M>타락을 암시하는 음악. 막이 열리면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고 우르바노가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우르바노: 빌어먹을 세상. 왜들 나한테만 그러는 거지? 응? 내가 제일 만만해? 이 천하의 우르바노를 어떻게 보는 거야? 까불지들 말라고 그래. (술잔에 술을 부으려 한다)
엉? 다 떨어졌군. 나의 사랑 디오니소스경이 언제 다 없어졌나? 야, 술 더 가져와! (조금 뒤에) 뭘 꼼지락 대는거야? 빨리 가져오지 못해? (사라 등장한다)
사라: 여보, 이제 그만 마셔요. 몸 축나겠어요.
우르바노: 니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야? 응? (일어서며) 나의 사랑스러운 신들이 내려주신 영감의 축복의 통로를 감히 막으려고 하는거야? 난 신들의 세계로 가야해. 가서 신들에게 할 말이 많단 말이야. (광적으로) 헤헤헤헤.
(이 때 E>노크소리와 함께 요란한 차림의 창녀 등장)
창녀: 여기 우르바노씨 댁 맞죠?
사라: 맞는데요...
창녀: (우르바노를 보며) 어머, 자기. 요 며칠 새 왜 안 왔어? 응?
우르바노: (다가가며) 오, 내 귀염둥이가 여기 웬일인가?
사라: 여보, 이 여자는 누구예요?
창녀: 저요? (주머니를 뒤지다가 명함을 건내주며) 전 카라(Χαρα) 술집의 주인이에요. 아주머니도 종종 이용하세요. 잘 생긴 남자 접대부도 있어요. 호호호.
사라: 우르바노...
우르바노: 그렇게 째진 눈으로 날 보지 마! 나도 잘 나가는 놈이란 말이야!
창녀: 자기 술 취했구나. 그나저나 자기, 너무 (손가락으로 홱 그으며) 외상이 많아서 그것 좀 받으려고 왔어.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우르바노: 까짓것, 내 귀염둥이가 필요하다는데... 얼마나 되는데?
창녀: 뭐, 별로 안돼. 150 데나리온.
사라: 150 데나리온? 여보, 그렇게 큰 돈을...
우르바노: (사라의 말을 무시하듯) 150? 그 정도야... 내가 다음에 갈 때 가져다 줄께.
창녀: 정말? 약속 (새끼 손가락을 내민다)
우르바노: 자, 약속. (새끼 손가락끼리 건다)
창녀: 그럼, 난 자기만 팍 믿고 갈께. 안녕! (엉덩이를 흔들며 퇴장)
우르바노: (문 쪽으로 나오며) 안녕! 귀염둥이! 하하하.
사라: (눈물 고인 채) 여보, 당신 정말... 흐흐흑. 돌아가신 어머님의 교훈이 생각나지도 않으세요? 예? 어머님을 사랑하셨다면 이러지는 못할꺼예요.
우르바노: (듣기 싫다는 듯) 또 그 소리...
사라: (뒤돌아서서 어깨 들썩이며 운다) 흑흑... 당신은 정말 변했어요! 이제 당신은 20년 전의 당신이 아니예요! 이미 난 사랑스럽고 따뜻했던 우르바노를 잃어버렸어요! 흐흐흑
우르바노: (겸연쩍게 사라를 바라본다) 그...그러니까 말 시키지 말라구... (털썩 앉는다. 기분 잡쳤다는 듯) 쩝쩝... (술병을 본다)이거... 원... (두리번 거리며)...그만 울어!
사라: (계속 흐느낀다)
우르바노: (큰 소리로)그만 울라니까! (자신이 민망해서 머리를 숙인다) 미...미안해! 쩝쩝...
그래, 난 변했어... 그래 (사라를 천천히 안으며) 이건 나도 원치 않던 길이었어!
사라: (뿌리치고 나가다가 등장하는 루디아와 마주친다)
루디아: 안녕하세요, 사라. 어디 가시는 길이세요?
사라: (눈물을 닦으며) 아...아니예요. 그냥 저... 그런데 왠일이세요, 루디아?
루디아: 좋은 일이 있어서 사라 당신 가족을 초대하려구요. 어머, 마침 바깥 주인도 계셨군요? 잘 됐어요. 오늘 밤에 가족 모두 저희 집에 오세요. 멋진 잔치가 열려요.
사라: 잔치라뇨?
루디아: 다름이 아니고 사라 당신 고향인 예루살렘에서 손님이 오셨어요. 바울 선생님이라고 하시는 분인데 그리스도인이세요. 오늘 밤에 저희 집에서 집회가 있어요.
사라: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 말인가요?
루디아: 예. 저도 며칠 전에 그들의 말씀을 듣고 침례를 받았어요. 지금 저는 죄에서 해방되어 너무나 기쁘고 자유로워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진실로 살아 계신 우리들의 구주요 메시야시래요.
우르바노: 뭐? 메시야? 예수? 그... 그 자가 여..여기에 왔소? (두리번 거리며) 어디 있소? 어디? (루디아에게 바짝 다가가서) 왜 여기까지 왔다고 그러딥까?
루디아: (약간 겁 먹은듯) 아니요. 예수님이 오신 것이 아니고 그를 믿는 바울이라는 사람이 왔다구요.
우르바노: (거칠게) 그러면 예수는 어떻게 됐다고 그러딥까?
루디아: (신중하게)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죄인들을 위해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어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죽으신 거지요. 그리고 장사되셨다가 사흘만에 부활하셔서 40일동안 그의 제자들과 함께 계시다가 승천하셔서 하늘에서 우리들을 도와주시고 계세요.
우르바노: 뭐라고? 사흘만에 부활했다고... 부활... (불안한 눈빛으로) 말도 안돼! 어떻게 사람이 죽었다가 살아날 수 있어? 그들은 거짓말장이야!
루디아: 예수님은 하나님이셔요. 우리를 구하시기 위하여 내려오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부활하신 거예요. (사라, 불안한 듯 안절부절 못한다)
우르바노: 아니요. 당신은 모르는 것을 난 알고 있어. 그들의 제자들이 그의 시체를 훔쳐갔어. 그랬기 때문에 그의 무덤이 비어 있는거야. 살아난게 아니란 말이야. (발악하듯) 살아나지 않았어!
루디아: 예수님을 좀 아시나 보죠?
우르바노: 예수? 몰라! 그 약골은 알아도 몰라!
예수는 죽었어! 하하하. 그래, 예수는 메시야가 아니야.
사라: (귓속말로) 루디아, 이 이 흥분하면 위험하니까 어서 돌아가세요. 그리고 시간이 되면 꼭 갈께요.(우르바노, 계속 ‘메시야’라고 중얼거리며 방안을 돌아다닌다)
루디아: 알겠어요. 바깥 양반도 될 수 있으면 꼭 모셔오세요.
(우르바노에게) 저 가겠어요. 나중에 꼭 오세요. (퇴장한다)
우르바노: 흥, 이봐! 잘 들어! 예수는 죽었어. 부활하지 않았단 말이야!
사라: 여보, 진정하세요. 루디아는 갔어요.
우르바노: 야! 저 여자, 다시는 우리집에 들여보내지 말어. 알겠어?
사라: 알겠어요. (이때 전령 들어온다)
전령: 우르바노 간수님! 급한 일이 생겼습니다.
우르바노: 뭐야?
전령: 광장에서 재판이 열렸는데 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우르바노: (귀찮은듯) 무슨 재판인데?
전령: 이방인 2명이 도시를 시끄럽게 한다고 하여서 고발당했습니다.
우르바노: 귀찮게 시리. 어떤 놈들인데 날 귀찮게 구는거지? 알겠네. (채찍을 챙기며) 가자구.
(나가다가) 아참, 사라, 루디안가 하는 그 여자 집에 가지 말어. 가는 날엔 (채찍을 양쪽으로 잡아당기며) 끝장인줄 알어. 알겠어? (우르바노와 전령 퇴장한다)
사라: 오, 하나님. (무릎 꿇으며) 오래동안 드린 기도를 다시 한번 간절히 드립니다. 저 이가 하나님을 다시 찾게 도와주소서. 내 사랑 우르바노가 본래의 모습을 찾게 도와주소서. 흐흐흑.
(조명 꺼진다)

제 2 장: AD 52년, 빌립보 광장

(무대①과 ② 통합. M>긴장감이 감도는 음악. 조명이 켜지면 관리와 주인, 그리고 바울과 실라가 광장에 서 있다. 장면이 진행됨에 따라 군중들이 하나 둘씩 늘어간다.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동원되면 좋다. 일종의 Mob Scene)

주인: (바울과 실라를 가리키며) 이 사람들은 신성한 ‘로마의 법’이라 불리우는 황금의 도시 이 빌립보를 어지럽히고 있소.
관리: 저 두 사람이 자네와 이 빌립보에 어떤 피해를 입혔는가?
주인: 첫째로 저들은 이 빌립보에 기괴한 풍속을 전하고 있소이다. 우리가 듣지도 못했고 보지도 못한 이상한 이론과 괴변으로 빌립보 시민들의 생활에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둘째로 나의 사업에 큰 도움이 되어 온 노예에게 상해를 입혀 사업을 망하게 하였소. (채찍을 가진 우르바노와 전령 등장)
관리: (바울과 실라에게) 당신들의 이름이 무엇이며 어디에서 왔는가?
바울: 나는 바울이라 하는 그리스도인이요. 네 옆에 있는 사람은 실라라 불리우는 역시 같은 그리스도인입니다.
실라: 우리는 예루살렘에서 당신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관리: 기쁜 소식?
실라: 예. 당신들의 삶을 행복하게 할 좋은 소식입니다.
주인: (실라의 멱살을 잡으며) 좋은 소식을 전한다는 놈들이 이 도시를 어지럽히고 남의 장사를 방해해? 이 더러운 사기꾼 같으니.
관리: 아! 아! 흥분하지 마시오. (주인, 멱살을 놓는다) 당신들이 전한다는 그 소식은 무엇인가? 어떤 소식인데 조용한 빌립보를 시끄럽게 만드는가?
바울: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관리: 그리스도인은 어디 족속인가? 동방 족속인가?
바울: 그리스도인은 하늘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관리: 뭐라고? 하늘? 터무니없는 소리. 당신들이 주피터의 아들들이라도 된단 말이요?
바울: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 하나님은 우리를 창조하신 분이요 이 우주를 다스리시는 유일하신 신이십니다. (사람들 웅성거린다)
관리: 하나님? 우리에겐 많은 신들이 있지. 귀찮을 정도로 많은 신들에 대한 이야기라면 듣기도 싫소. 이 황금의 도시 빌립보에는 지금의 신들로도 족하단 말이요.
바울: (군중들을 향하여 힘있게 증거한다) 당신들이 믿는 신들은 사람과 똑같은 모습의, 사람이 지어낸 신에 불과하지만 하나님은 참으로 살아계신 만유의 주님이십니다. (사람들 더욱 수근거린다)
그 하나님께서 죄 지어서 영원히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우리 인간들을 위해서 독생자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죄없이 십자가에 죽으셔서 우리의 형벌을 대신 지신 하나님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에서 부활하시어 지금은 하늘에 계십니다. 우리가 그분을 우리의 구세주로 믿는다면 영원한 생명을 그분께로부터 받게 될 것입니다. 믿으십시오.
주인: 저것 보시오. 말도 안되는 억지와 우화로 시민들을 우롱하고 있소.
관리: 그건 그렇다 치고 그대들이 저 사람에게 입힌 상해는 무엇인가?
실라: 그것은 상해가 아닙니다. 한 귀신들린 여성을 낫게 해 준 것에 불과해요.
바울: 그렇습니다. 저 주인의 밑에서 점을 치는 한 여성이 있었는데 우리 뒤를 쫓아다니며 우리의 전도사업을 방해하였습니다. 보아하니 귀신이 들려 있는 영혼인지라 우리가 믿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냈습니다.
주인: 아니오. 저 자들은 나의 사랑스러운 여종을 광신적인 방법으로 대우하여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상실하도록 만들었소. 여종의 몸에 많은 상처가 있는 것으로 보아 폭력을 쓴 것 같소.
관리: 사실인가?
실라: (차분하게)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주인이 하고 있습니다.
주인: 뭐라고? 그럼 내가 없는 이야기를 꾸며서 한단 말이야? 이런 망할 놈들 같으니라구. 정의를 사랑하시는 빌립보 시민 여러분, 이 자들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오. 그리고 이들 때문에 유능한 점성가를 잃게 되었소. 로마 시민을 능욕하고 곤란하게 만드는 이 자들을 어떻게 하여야겠소? 가만 놔두어야겠소?
군중들: (엇갈리게) 법으로 다스려라! 저 입술을 찢어라! 감옥에 가둬라!
(바울과 실라에게 다가가며 욕을 하고 여러가지 것들을 던진다)
관리: 여러분! 진정들 하시오!
주인: 빨리 이들에 대한 판결을 시민들의 생각에 따라 내리시오.
군중들: (엇갈리게) 감옥에 쳐 넣어라!
관리: 간수! 간수!
우르바노: 예, (관리에게 다가오며) 부르셨습니까?
관리: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해야 하면 좋겠는가?
우르바노: (아직 술기운이 가시지 않은 듯) 각하, 저에게 한 번 맡겨주십시오.
관리: 자네에게? 좋소. 한 번 해보시오.
우르바노: (채찍으로 땅을 한 번 내리친 뒤) 자, 조용히들 하시오. 당신들이 원하는 것을 해 주겠소. (군중들, 바울과 실라에게서 물러선다) 당신이 바울이요?
바울: 그렇소.
우르바노: 당신은 예수라는 작자를 메시야로 믿는다지?
바울: 그분은 이 인류의 메시야시요 나의 구세주시요.
우르바노: (채찍을 당겨서 소리를 내며) 그 메시야가 지금 당신을 나의 손에서 구해줄 수 있을 것 같소?
바울: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이요.
우르바노: 하나님의 뜻? (채찍으로 바울을 내려친다) 하하하.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군중들, 환호성을 지른다) 바울, 내가 충고 한 마디 할까? 당장 예수라는 작자를 믿지 말게. 그 사람은 마술사야. 부활도 하지 않고서 부활했다고 사기를 치는 작자이지.
바울: (고통을 참으며) 아...니오. 그분은 살아계시오. 난 그분을 보았소.
우르바노: 뭐라고? 말대꾸하지 마! (다시 내려친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자는 죽었어! (바울, 고통스럽게 쓰러져 신음한다) 너의 주님이 살아 계시다면 너를 괴롭히는 나를 왜 가만두시겠는가? 제우스처럼 번개라도 내려야 되지 않겠어?
실라: 주님은 더 큰 일을 위해서 우리에게 사단이나 사람의 핍박도 허락하시는 분이시요.
우르바노: 이놈도 겁이 없구만! (채찍으로 실라를 여러 번 내려친다)
관리: 됐소, 우르바노. 즉시 이 두 사람을 지하 감옥으로 데려가시오. 판결은 내일 내리도록 합시다.
우르바노: 예! (전령에게) 자, 이들을 데리고 가자.
관리: 이 자들을 잘 감시하시오.
우르바노: 예! 명심하겠습니다. 자, 가자! (우르바노와 전령, 바울과 실라를 데리고 퇴장한다. 그 뒤를 이어서 웅성거리며 군중들도 퇴장한다. 조명 꺼진다)

제 3 장: AD 52년, 빌립보 감옥

(무대 ①. 조명 어둡게. 지하 감옥에 바울과 실라가 나란히 앉아 있다) (E>죄수들의 욕지거리와 비명소리)

바울: 실라, 맞은 곳은 좀 괜찮은가?
실라: 예, 괜찮습니다. 우리 주님이 지신 십자가보다는 가볍지요. 영광의 상처 아니겠습니까?
바울: 실라, 우리가 이런 모욕을 당하는 것은 반드시 하나님의 큰 감화가 이 도시에 있을 징조인 것 같소.
실라: 아멘! 하나님은 역전의 하나님이시니까요.
(E> 철문 열리는 소리. 이 때 채찍을 차고 착고를 가진 우르바노 등장한다)
우르바노: (비꼬는 투로) 바울, 실라. 이 여인숙이 맘에 드는가? 약간 어둡지만 살만하지. 안 그런가? 하하하. (차꼬를 한쪽에 놔둔다)
바울: 그렇습니다. 우리 주님과 함께 있으면 어디든지 낙원이지요.
우르바노: (동정이 담긴 목소리로) 또 허튼소리를 하는구만. (조금 서성거리다가) 맞은 곳은 좀 괜찮소?
실라: 참을 만 합니다.
우르바노: 미안하오. 아까는 술기운이 있어서 제 정신이 아니었소.
바울: 괜찮습니다.
우르바노: (앉으며) 바울, 당신은 어디 지파사람이요?
바울: 베냐민 지파사람이요.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이스라엘의 지파에 대하여 아시오?
우르바노: 내 고향은 예루살렘이요. 어머니가 유대인이지. 아버지는 로마인이고... 아니, 유대인 정신을 가진 로마 시민이라고 해야겠군.
실라: 그랬군요. 그런데 어떻게 빌립보로 오게 됐죠?
우르바노: 난 로마군인이었소. 군단의 이동에 따라 이곳에 오게 되었지. 난 파수대장, 백부장, 천부장을 역임했었소. 한 때는 꿈을 향하여 물불을 가리지 않는 나였지...
실라: 꿈이라뇨?
우르바노: 민족해방 전쟁!
바울: 민족해방 전쟁?
우르바노: (쓴웃음을 지으며) 난 우리 민족을 로마의 압제로부터 구원하기 위하여 로마군에 지원하였소. 난, 메시야가 되고 싶었어! 로마인에게 주권을 빼앗기고, 로마군에게 짓밟히고, 세리들에게 재산을 빼앗긴 우리 민족을, 나의 형제자매들을 내 손으로 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꽉 찼었지.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힘과 자금이 필요했소. 그래서 고관들과 많은 접촉을 하였고, 부대 공금을 적당히 빼돌리기 시작한 것이었소. 계획은 착착 진행되어 갔고 (점점 고조되는 기분으로) 무기와 식량이 넉넉하게 확보되어갔소. 이스라엘에도 추종세력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반로마 지하세력과도 접촉을 하여 연합 작전을 구상하고 있었지. (흥분되기 시작) 그런데, 나의 하나님이라고 생각했던 분이 나의 꿈을 무참히 밟아 버렸소. 황제의 특사에게 발각된 것이었소. 그날로 나의 꿈은 철저하게, 철저하게 무너졌지. 2-3년만 더 있었으면 이루어졌을 것을...(몇 발작 걸어간 뒤) 난 이제 나 자신과 함께 그 꿈을 잊어버린 지 오래되었소. 나의 지금 꼴로는 그 꿈을 꿈꾸지도 못하기 때문이지. 난 지금 사는 것이 아니요. 꿈 없는 삶은 공허감뿐이지. 모든 것은 다 헛것이었어. (허탈감에 빠진 웃음소리) 흐흐흐.
바울: (조금 있다가) 저... 참 이름이 어떻게 되시는지...
우르바노: (슬픈 음성으로) 존재의 필요성이 없는 나의 이름을 알아서 뭐하실려우.
바울: (진실한 자세로) 저에게는 당신의 존재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우르바노: 내가 필요하다... 말이라도 고맙군요. 난 우르바노라고 하오.
바울: 우르바노씨, 당신이 꿈과 희망을 되찾도록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우르바노: 다 끝난 일이요. 나에겐 이제 힘이 없소. 힘 없는 꿈은 공상일 뿐...
바울: 당신이 메시야가 된다는 것은 공상입니다. 그러나 메시야를 만날 수 있는 꿈을 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이 메시야를 만난다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요.
우르바노: (차가운 음성으로) 예수라는 작자에 대한 얘기요?
바울: 그렇습니다.
우르바노: (타이르듯) 내 다시 말하는데 그 자는 사기꾼이야.
바울: 그분이 사기꾼이라면 우리들이 이런 박해를 받으면서도 왜 그분을 버리지 않겠습니까?
우르바노: 글쎄... 그거야 그쪽 사정이지.
바울: 그분은 진정 메시야이십니다.
우르바노: 메시야는 그런 나약한 일개의 랍비일 수 없어. 메시야는 힘 그 자체이어야해.
바울: 과연 그럴까요?
우르바노: 메시야는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문제인 억압과 속박에서 우리를 구원해야 한다구. 이스라엘의 사사들도 모두 폭력으로서 다른 민족의 지배로부터 우리 민족을 구원했어.
바울: 메시야는 사사와 다른 사명 곧, 더 큰 사명을 가지고 계신 분이어야 합니다. 이사야 53장을 보면 메시야는 죄인들의 질고를 대신 지시고 죽으시는 어린양이십니다. 그분이 십자가 사형이라는 수치스러운 죽음을 당하셨기 때문에 그분을 믿는 모든 사람은 수치스러운 영원한 죽음을 맛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부활의 첫열매로 일어나셔서 모든 사람에게 영생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의 부활로 그분을 믿는 모든 사람은 죽음을 이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우르바노: 부활? 그는 부활하지 않았어. 난 확실히 알고 있지. 그의 시체는 도둑맞았어.
바울: 그 얘기는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꾸며낸, 예수를 중상모략하는 얘기일 뿐입니다.
우르바노: 아니야. 그것은 사실이야!
실라: 어떻게 보지 못한 일에 대하여 확신하시나요?
우르바노: 보지 못했다고? 하하하. (조금 후에) 당신들이 놀랄 사실을 말해주지. 난 예수의 무덤을 지키던 파수대의 대장을 맡고 있었네. 그 날 나도 그 자리에서 보초를 섰단 말이야. 제자들이 마술을 써서 우리들을 기절시킨 뒤 예수의 시체를 훔쳐갔어. 확실해!
바울: (우르바노의 눈과 마주치며) 진정 사실입니까?
우르바노: (약간은 당황한 듯) 사...사실이요. 모두 내가 목...목격했다고.
바울: 우르바노 씨, 저도 당신이 놀랄 만한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조금 있다가) 난 바리새인이었고 가말리엘 선생님의 문하에서 공부한 철저한 율법가였습니다. 한 때는 나도 예수를 부인했었죠. 그 나약한 인간이 메시야일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믿는 신념을 위해서 예수를 믿는 자들을 찾아다니며 박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을 위하는 일인 줄 알았지요. 나의 하나님을 위해서는 폭력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믿고 있었소. 무척 많은 그리스도인들을 잡았어요. 아예 예수당 체포 담당이 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다메섹으로 그리스도인들을 잡으러 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눈에 부시는 밝은 빛이 제 주위를 둘렀습니다. 저는 순간 엎드러지고 말았습니다.
우르바노: (부활의 장면이 생각나는 듯) 눈...눈에 부시는 밝은 빛? 엎드러져?
바울: 엎드러져 있을때 한 소리가 들렸죠.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음성이었습니다. 저...저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죽어서 장사지냈던 예수가 살아서 나에게 말을 하다니... 그것도 신의 위엄으로... 전 당황하였고 너무 눈이 부셔서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호소하듯) 우르바노씨, 저도 당신처럼 주님을 부인한, 아니 오히려 철저하게 그분의 사업을 방해한 훼방자였소. 하지만 그분을 만나고 믿은 뒤로는 그분을 위하여 매일 목숨을 걸고 복음전도를 하고 있소. 형제여, 예수 그리스도는 참 메시야시요, 부활하신 생명의 주관자이십니다. 그분의 시체는 이 땅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분은 제가 만났고 보았습니다. 그분은 살아나셨고 지금은 하늘에 계십니다.
우르바노: 그만! 날 더 이상 복잡하게 만들지 마시오. 그의 시체는 도둑 맞았어. 난 이때까지 그렇게 알고 있었어. 그동안 나의 신념은 무참히 파괴되어 왔어. 난 나의 신념이 더 이상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아!
바울: 형제여, 당신의 신념보다도 진리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우르바노: 입 닥쳐! (채찍으로 땅을 내려친뒤) 그 잘난체 하는 입술로 날 더 이상 설득하려고 하지마. (착고를 바울과 실라에게 채우며) 이것은 명령이다. 너희들을 단단히 지키라는. 그 예수라는 너희들의 메시야가 이 지하감방에서 너희들을 구원할 수 있을 것 같나? 어림도 없지. 이 착고를 풀 수 있는 것은 오직 간수인 나의 권한이야.
바울: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는 전능하신 우주의 주권자이십니다.
우르바노: 시끄러워! 만일 예수가 메시야라면 여기로 와서 너희들을 구원해 보라구 해봐! 하하하! 시체가 너희들을 구원하러 무덤에서 일어나려나? 하하하. 히히히.
(퇴장. E>철문 닫히는 소리)
(퇴장하여, 불이 꺼진 무대②에 앉아 있는다. 무대 ②에 의자와 책상 놓여있고 등불이 놓여 있다)
바울: 실라, 저분은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이 있는것 같소.
실라: 그렇습니다.(무대 ②의 조명이 켜진다. 우르바노 책상의 기물을 내던진다)
바울: 저 영혼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손을 들고 기도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대총회 북아태지회 한국연합회 성경통신학교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 한국연합회 선교부 | 고유번호증번호: 204-82-62040 | 대표자: 강순기 | 부서장: 신광철
Copyright © 2014 안식일학교·선교부 All rights reserved.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