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학교가 변해야 교회가 변한다
본문
예배자들은 몰려오고 안교생들은 떠나간다
안식일학교 순서를 부탁받아 서울의 어느 교회를 방문했다.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한 탓인지 안식일학교 찬양 팀의 분주한 모습 외에는 인기척이 별로 없었다. 조용히 순서에 사용할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살펴보았고 어느덧 등단할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예배 시간이 되자 서로 어깨가 닿을 정도로 교회는 예배자들로 가득하였다. 사람이 많으니 기대감도 커졌다. 예배 시간에라도 사람들이 오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 안식일 반복되는 진풍경이다. 하지만 상황이 이 정도면 왜 우리가 안식일학교를 해야 하는지 물어야 한다. 한 선배 목사님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이다. 아주 신실한 개신교인이 재림 신앙으로 개혁을 했다. 그래서 큰 기대를 가지고 안식일학교에 참여했지만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진리를 가진 사람들이 교회에서 왜 이런 쓸데없는 순서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까?’ 아마도 그날 어떤 특순이 있었던 모양이다. 계획한 사람도, 준비한 사람도 정성을 다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진지함이 없는 가벼운 진행 때문에 은혜에 갈급한 심령은 상처를 받고, 무관심으로 내몰린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차라리 안식일학교를 폐지하자는 극단적인 주장을 펼치는 소수의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자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다. 안식일학교는 전 세계의 재림교회를 하나로 묶어 주는 매우 핵심적인 제도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성경을 배우고, 성도와 교제하며, 이웃을 섬기고, 해외 선교에 기여한다. 안식일학교는 재림교인이면 꼭 해야 할 사업이다.
특순이 지배하던 시대
안식일학교를 살리기 위해 흥미롭고 다채로운 특순의 필요성이 제기된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틀에 박힌 안식일학교 순서에 신자들이 권태를 느꼈다. 원래 아무리 좋은 것도 반복하다 보면 싫증이 나고 의미를 잃는 법이다. 그래서 창의적인 안식일학교 순서들을 계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노력했다. 각 교회 안교장과 임원들도 자리에 앉으면 어떤 ‘특순’을 해야 하는지 골몰하였다. 처음에는 특순이 그야말로 특별했다. 그러나 특순이 일반화되다 보니 조금 더 흥미로운 순서가 아니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가 점점 더 어려워졌다. 각종 오락과 재미가 성행하는 세상을 흉내 내는 것도 한두 번이지 않겠는가?
흥미가 아니라 의미를 살려라!
오늘날 교회를 걱정하는 분들은 안식일학교가 의미와 목적을 바르게 세워 주기를 당부한다. 왜냐하면 그다지 신실하지 못한 신자라 할지라도 의미 있는 시간과 감동적인 순서를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신실한 신자들이랴. 따라서 우리가 소중한 안식일 오전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조금 더 의미와 목적에 충실한 안식일학교 운영이 절실하다.
한국형 안식일학교 모델
한국연합회 안식일학교·선교부는 현재의 안식일학교 운영에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한국형 안식일학교 모델’을 계발하고 제시하기로 하였다. 여기서 ‘한국형’이라 함은 대총회 안식일학교와 다른 독자적인 모델을 계발하자는 뜻이 아니라 각 교회의형편에 따라 안식일학교의 의미와 목적을 단계적으로 ‘통일성있게’ 추구하자는 취지이다. 한국형 안식일학교 모델은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갖추어 교회의 특성에 맞게 접목할 수 있다.
- 1. 교과 중심의 안식일학교
- 2. 소그룹 중심의 안식일학교
- 3. 사역(훈련) 중심의 안식일학교
- 4. 전통적인 안식일학교
교과 중심의 안식일학교 - 소형 교회에 적합
교과 중심의 안식일학교란 안교 시간을 대부분 교과 공부와 토의에 할애하는 형태를 말한다. 소형 교회들은 인적 자원이 부족해 매 안식일에 나설 순서자 찾기가 버겁다. 누구에게 특순이나 간증을 맡겨도 서로의 사정을 잘 아는 터라 특별한 감흥도 없다. 이런 교회들은 안식일학교 순서를 조정해서 교과 토의에 더 많은 시간을 주는 것이 낫다. 단, 이 모델을 따르는 교회는 반드시 매주 안교 교사 회의를 열어서 교과 토의 시간의 질적 향상을 추구해야 한다.
이렇게 해 보자.
교과 중심의 안식일학교 순서
▶ 찬양 - 등단 - 기도 - 환영 - 심층 교과 토의 - 선교지 소식(동영상) - 마치는 순서
소그룹 중심의 안식일학교 - 중대형 교회에 적합
소그룹 중심의 안식일학교 역시 안교 시간의 대부분을 안교반에 배정하는 형태이다. 그러나 교과 중심의 안교와의 차이는 교과 토의와 같은 비중으로 소그룹 활동(활동반)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는 점이다. 교회의 크기가 소규모성을 탈피하면 더 이상 전체를 하나처럼 이끌어 가는 데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 처음부터 소그룹 전략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동질 그룹으로 구성된 소그룹은 질적 성장 및 양적 성장에 있어 장점이 많다. 그들이 서로의 친밀감을 높이고 영적 공동체로서 성장해 나아가도록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안식일학교는 교회의 응집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동시에 외부를 향하여 선교의 다리를 놓는다. 단, 이 모델을 따르는 교회는 반드시 소그룹과 안교반을 일원화해야 하며, 교사 또는 리더들을 충실하게 준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소그룹 중심의 안교를 운영하고 싶다면 이렇게 해 보자.
소그룹 중심의 안식일학교 순서
▶ 찬양 - 기도 - 환영 - 소그룹(활동반) – 교과 토의 - 선교지 소식(동영상) - 마치는 순서
사역(훈련) 중심의 안식일학교 - 전도와 제자 훈련에 초점을 맞춘 교회에 적합
사역 중심의 안식일학교를 운영하는 교회의 입장에서 안식일학교는 하나의 훈련장이다. 교인들은 체계적인 훈련 과정의 일환으로 안식일학교 시간에 여러 교육을 받는다. 접근 방법은 다양하다. 일단 안식일학교 순서로 전 교인에게 필요한 세미나를 실시한다. 개인 전도법, 소그룹 전도법, 건강 전도법, 지역 사회 봉사 등 다양한 전도 훈련을 세미나 형태로 진행한다. 아니면 교과반을 단계별 전도 훈련반으로 조직해서 차례로 이수해 나가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호주의 게이트웨이 센터가 훌륭한 예이다. 이 교회의 안식일학교 프로그램은 매우 단순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안교 시간을 여러 단계의 훈련반 교육에 할애한다. 물론 교과 토의와 선교지 소식도 빼놓지 않는다.
사역(훈련) 중심의 안식일학교를 운영해 보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해 보자.
사역(훈련) 중심의 안식일학교 순서
▶ 찬양 - 기도 - 환영 - 교과 토의 - 훈련반 - 선교지 소식(동영상) - 마치는 순서
▶ 찬양 - 기도 - 환영 - 전체 세미나 - 교과 토의 - 선교지 소식(동영상) - 마치는 순서
다른 모델과 마찬가지로 사역(훈련) 중심의 안식일학교를 운영하려면 장기적이고 치밀한 계획과 준비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안식일학교 - 모든 교회에 적합
전통적인 안식일학교 프로그램은 다양한 요소가 골고루 짜임새 있게 설계되어 있다. 또한 안식일학교가 추구하는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한다. 단지 틀에 박힌 형식이나 내용에 얽매일 때는 의미와 목적이 퇴색된다. 따라서 전통적인 안식일학교야말로 창의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전통적인 안식일학교 모델을 선택하는 교회는 연합회가 제공하는 순서 자료를 주로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좋다. 이렇게 해야 안식일학교 같다고 생각하는 신자가 아직도 많다. 안식일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안식일학교 웹플래너’를 사용해 보자. 아직 미흡만 면이 있지만, 매 안식일 어떤 순서를 해야 할지 잘 계획돼 있다. 순서 내용은 각 안식일학교의 형편에 맞게 얼마든지 수정 가능하다. 그리고 인터넷이 연결된 노트북과 프로젝터만 있으면 안식일학교를 진행할 수도 있다.
다음의 순서대로 해 보자.
▶ 찬양 - 기도 - 환영 – 사업 장려 - (특창) - 선교지 소식(동영상) – 안교 활동반 - 교과 토의 - 마치는 순서
결론
제시간에 시작도 못하고 준비 안 된 순서로 안식일학교가 운영되는 것을 보면서 한숨을 쉰 적이 있는가? 그냥 의무감 내지 충성심 또는 습관이 아니라 앉아 있을 이유를 찾지 못해 안식일학교의 현재와 미래를 걱정해 본 적이 있는가? 지루함을 탈피하려고 기울인 노력이 오히려 비난과 충고가 돼서 돌아온 적은 없는가?
이제 안식일학교가 변해야 할 때가 왔다. ‘기왕 할 일이면 잘하자.’는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꼭 해야 할 일은 반드시 잘해야 한다!’
우리 교회 안식일학교에 맞는 옷을 입자. 그래서 성경 연구, 성도의 교재, 지역 선교와 봉사 그리고 해외 선교라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고 의미 있는 안식일학교를 만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