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건망증

산성동교회 담임목사 박성준

예전에 라디오에서 건망증에 관한 사연을 소개하면서 어떤 아줌마가 아기와 함께 시장에 다녀와서 보니 아기가 없어져서 아기를 찾아 온 시장을 헤매고 다니다가 나중에 보니 등에 업고 있었더라는 웃지 못 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들 중에서도 혹시 가스불은 끄고 왔는지, 현관문은 잠그고 왔는지, 때론 냉장고 문을 열고 내가 무엇을 가지러 왔는지 잊고서 한참을 서 있기도 하는 이런 건망증 때문에 고민하는 분이 계십니까? 이러다가 혹시 치매에 걸리지나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구요.  
건망증과 치매는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고 합니다. 첫째, 건망증은 일의 사소한 부분을 잊지만 치매는 일 자체를 잊는다고 합니다. 둘째, 건망증은 잊은 사실을 알려주면 금방 알아채지만 치매는 잊은 사실을 알려줘도 기억해내지 못한답니다. 셋째, 건망증은 본인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러한 문제를 보완하려고 노력하지만 치매는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하며 따라서 인정하려고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에서도 영적 건망증이 있습니다. 여러분 중에서도 혹시 영적 건망증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이 계시지는 않는지요. 기도와 말씀이 정말 중요한 것을 알지만 깜빡하고 잊어버릴 때, 시련과 고통 중에서 주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깜빡하고 잊어버릴 때, 나에겐 능력과 사랑의 아버지가 계시지만 깜빡 잊어버리고 부모 없는 고아처럼 살 때, 이런 영적 건망증은 늘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그러나 정말 감사한 것은 우리는 이렇게 깜빡깜빡 잊어도 하나님께서는 결코 나를 잊지 아니하신다는 것입니다.  
“여인이 어찌 그 젖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사 49:15, 개역)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하리라”고 하신 하나님을 인하여 감사합니다. 우리도 영적 건망증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하며 우리를 잊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잊지 않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