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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그릇 먹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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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식일학교 작성일12-06-20 14:11 조회3,4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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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 그릇 먹을 수 있나요?

하남풍산예배소 담임목사 백근철

푸드뱅크에 기부하기 위해 다들 모여 김장김치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이틀에 걸친 김장을 끝내고 저녁 9시쯤 되었을까요, 행색이 초라한 낯선 아저씨가 교회를 찾아왔습니다. “밥 한 그릇 먹을 수 있나요?” 처음 본 그분의 낯선 행색 때문에 목사인 저를 포함한 모두의 눈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돕니다. 아내가 서둘러 저녁상을 차리는 동안 현관 문 앞에서는 여집사님 한 분이 서성거립니다. 저와 눈이 마주친 집사님은 어색한 듯이 웃으며 “좀 불안해서요.” 집사님은 아내 혼자 낯선 사람을 위해 식사준비를 하다가 무슨 일이라도 당할까 봐 못내 불안했던 겁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아무 일 없이 그 분은 저녁을 맛있게 먹고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교회를 빠져나갔습니다.
그런데 조금 후에 현관을 보니 산 지 얼마 안 되는 제 신발이 없어진 것입니다. 드디어 그분이 방문한 목적이 드러난 거지요. 신발이 없어졌다 하니 교우들이 그럴 줄 알았다면서 다들 난리가 났습니다. 경찰청 사람들의 한 장면처럼 저는 장로님과 함께 그분의 뒤를 쫓았습니다. 슬리퍼하나 신고 쓸쓸하게 길을 가는 그를 다시 만났지만 어디에 숨겼는지도 모르는 신발을 차마 내놓으라고 할 수는 없어 교회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사택 현관에 없어졌던 제 신발이 다시 놓여 있는 것입니다. 집사님 한분이 없어진 제 신발을 찾아 놓은 것입니다.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리던지요. 저란 사람은 기부는 할지언정 그런 분을 교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운 목사였던 것입니다.
‘교회속의 세상, 세상속의 교회’의 저자 김두식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자기가 다니는 교회는 정말 괜찮은 교회라고요. 정말 괜찮은 설교와 너무 괜찮은 교인들이 모인 교회. 그런데 너무나 괜찮은 사람들만 모여 있어서 그 가운데 노숙자는 한 사람도 찾아볼 수 없는 괜찮은 교회의 이상함(?)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꿈꾸는 괜찮은 교회. 정말 괜찮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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